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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 정치쇄신안 평가 묻자 "전경련에서나 할 법한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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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일 기자, 오종탁 기자] "방향을 잘못 잡았다. 정치개혁을 위해서는 정치를 강화시켜야지 공익을 추구하는 정치를 효율이라는 이름 아래 약화시켜서는 안 된다."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내놓은 정치개혁안에 대한 대체적인 평가다. 반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정치혁신안에 대해 정치학자들과 전문가들은 주로 "진일보한 안"이라는 평을 내렸다. 종합하면 문 후보의 판정승이다.


安 정치쇄신안 평가 묻자 "전경련에서나 할 법한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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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후보는 23일 "국회의원 수를 줄이고 비례대표를 늘리자"며 "국회의원이 100명이 줄면 4년 동안 2000~4000억원이 절약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임혁백 고려대 교수는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는 인구 대비 국회의원 숫자가 적어 오히려 늘리는 게 맞다"며 "민의를 폭넓게 대변하고 정치를 바로세우기 위해서는 정치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치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 교수는 특히 "공익을 추구하는 정치에 효율이라는 잣대만을 들이대는 것은 저비용 고효율만 강조하는 전경련이나 할 법한 주장"이라며 "개혁이 아닌 개악"이라고 비판했다.

홍재우 인제대 교수는 "국회의원 수를 줄이면 한 명의 국회의원의 입법 권력은 더 강해지고 소수자나 약자가 자신들의 대표를 의회에 진출시킬 기회는 더 줄어든다"며 "재벌이나 특수이익세력이 의회를 좀 더 쉽게 움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안 후보의 개혁안을 지지했다. 김 교수는 "의원 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의원들의 자율성과 책임성이 중요하다"며 "안 후보가 한국 정당정치를 정상화시키는 최소한의 방법을 제시했다"고 주장했다.


공방이 벌어지자 안 후보 측은 일단 한 발 빼는 모습을 보였다. 안 후보의 정치혁신포럼에 참여한 김민전 경희대 교수는 24일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 "정치개혁을 일방적으로 하기는 어렵다"며 "(안 후보의 전날 발언은) 못 박은 것은 아니고 적당한 선에서 절충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이날 한 언론사의 포럼 행사에서 기자들이 '정치쇄신안에 이견이 많다'고 묻자 "국민들의 의견을 들어보겠다"고 답했다.


반면 정당이 얻은 득표율과 의석수를 일치시키자며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주장한 문 후보의 안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다.


임 교수는 "고착화된 지역구도를 개혁하고 국민들의 의견이 정당정치에 보다 더 투영될 수 있다는 점에 긍정적"이라며 "이원화되어 따로 움직이는 지금의 중앙정치와 지방자치제도를 일원화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는 "지역패권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정치개혁안은 아니다"라면서도 "과거보다 진일보한 방안"이라고 말했다. 노 공동대표는 "민주당 의원들이 문 후보의 정치쇄신안에 동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상시적인 여야정 정책협의회 추진과 선거구획정 권한을 독립기관 이관하자는 문 후보의 주장에 대해서도 임 교수는 "여야 대립을 완화시키고 선거구 획정 등을 원칙에 맞게 중립적으로 할 수 있는 안"이라는 의미를 부여했다. 임 교수는 다만 "문 후보의 정치혁신안에 새로운 내용은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반면 안 후보가 주장한 국고보조금 축소, 중앙당 폐지에 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많았다. 홍 교수는 "중앙당과 국고보조금이 없어지면 의회는 지방토호들도 가득찰 것"이라며 "재벌에 손 벌리고 온갖 이익집단에 기생하는 파당들이 난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 교수도 "민주주의의 비용은 국가와 국민이 부담하는 게 맞다"며 "중앙당을 폐지하자는 주장은 국민들에게 시원하게 들릴지는 몰라도 전국의 풀뿌리 네트워크를 하나로 묶는 허브의 역할을 중앙당이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종일 기자 livewin@
오종탁 기자 t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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