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백성들을 감동시켰다.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이하 광해)' 관람객이 1000만을 돌파했다. '도둑들' 이후 올해 두 번째로 1000만 고지에 올라섰다. 영화 줄거리는 단순하다. 조선 15대 왕 광해군은 자신이 독살 위기에 놓였음을 깨닫는다. 자신의 안전을 위해 도승지 '허균'을 통해 가짜 왕을 물색한다. 졸지에 왕 노릇을 하게 된 천민 '하선'과 주변 인물을 통해 그려지는 유쾌한 이야기가 중심이다. 하선은 가짜 왕 노릇을 15일 동안 한다. 짧은 기간이었다.
백성들의 행복지수는 달랐다. 하선은 곳곳에 퍼져있던 부정부패에 적극적으로 맞선다. 현실 정치를 바꾸기 위해 쇄신에 나선다. 백성들을 위해 온 힘을 다한다. 천민이었기에 머리가 똑똑한 것도, 가진 것도 없었다. 그가 가진 특별한 능력은 '진심(眞心)'뿐이었다. 이 간단하면서도 명쾌한 진심에 백성들의 오랜 갈증은 해소된다.
이 시대와 통했다. 광해는 2012년 우리 현실과 맥이 닿아 있다. 2012년 12월19일 현실에서 또 하나의 '빅 영화'가 개봉된다. 18대 대통령선거이다. 광해는 1000만 명을 감동시켰다. 18대 대선 후보들은 이 보다 많은 5000만 명을 감동시켜야 한다. 무서운 속도로 1000만 명을 감동시킨 광해를 보면 우리 현실 정치에서는 '진심의 지도자'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방증이다.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인물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게 한다.
대선 주자로 뛰고 있는 박근혜(새누리당), 문재인(민주통합당), 안철수(무소속) 후보는 '18대 대선'이 개봉되기 전까지 24시간 백성과 함께 달려야 한다. 지금도 달리고 있다. 다양한 공약을 통해, 토론회에서, 각계각층의 인사들과 만남을 통해 '진심'을 이야기한다. 자신은 다른 후보와 달리 진심과 진정으로 가득 찬 인물이라고 강조한다. 백성들 편에 서 있다고 말한다.
진심은 실천으로 만난다. 국민들은 익히 알고 있다. 영화와 현실은 분명 다르다는 것을. 수없이 풀어 놓았던 공약은 대선이 끝나면 흐지부지 사라졌다는 것을. 24시간 부족할 만큼 곳곳의 백성을 만났는데 대선이 끝나면 감히 볼 수조차 없는 존재가 된다는 것을. 진심은 공약에서도, 거짓된 만남에서도 나오지 않는다. 대선이 끝난 이후 공약을 하나씩 하나씩 실천하고 백성을 어여삐 만나는 그런 지도자에게서 백성들을 쾌감을 얻는다.
광해를 통해 국민들은 희망을 꿈꿨다. 희망은 현실의 고통을 잊게 하는 자양분이다. 대선 주자들이 달리고 있는 그곳에서 국민들은 희망과 진심을 보고 싶어 한다. 18대 대선이 끝나는 12월19일, 5000만 명이 관람했던 '빅 영화'가 감동의 물결이 될 수 있기를 국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정종오 기자 ikok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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