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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계·공정위 首長, 인사말 속 경제민주화 '온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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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경식, 공정위 '역할론' vs 김동수, 동반성장 '일반론'

孫, "공정위는 기업 영향 가장 큰 곳. 원활한 기업활동 위해 정부도 합심해야"
金, "동반성장에 대한 공정위 역할 말하겠다"


경제계·공정위 首長, 인사말 속 경제민주화 '온도차'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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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대내외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 기업 활동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개인·기업·정부가 합심해야 한다."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동반성장 위한 공정위 역할에 대해서만 진솔하게 말하겠다." <김동수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경제단체와 정부부처 수장이 경제인들과의 대화의 자리에서 인사말로 주고받은 내용이다. 재계는 저성장 기조 속 기업경영 여건 개선을 위한 정부의 역할론을 강조한 반면, 정부는 원론적 입장만을 들고 나온 것이다. 기업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는 정부의 '경제민주화' 관련 정책에 대한 각계 입장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온도차가 확연하다.

18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한 '김동수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초청 최고경영자(CEO) 조찬간담회'에서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김 위원장을 '기업 활동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인물'로 소개했다. 경제민주화 정책 부작용 등에 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공정위의 역할과 비중을 재차 강조, '경제계의 우려를 경청해달라'는 식의 완곡한 입장을 전달한 셈이다.


손 회장은 "대외적으로는 유럽 재정위기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고 국내적으로는 부동산 경기 침체, 가계부채, 12월 대선 등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여러 정부 부처 중)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큰 곳인 만큼 기업들의 공정거래 정책에 대한 관심이 높을 수 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짧지만 굵은 손 회장의 인사말에는 경제계의 위기감이 묻어나 있다. 최근 경기 상황과 역행하는 정치권·정부의 경제민주화 정책에 대한 경제계의 호소를 담아낸 것이다. 실제 전날 서울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에 참석한 손 회장과 회장단은 "급격한 정책 변화는 성장기반을 약화시킬 수 있다"며 "대기업에 급격하게 지배구조를 개편하도록 규제하면 기업은 투자 대신 규제를 준수하는데 자금을 투입할 수밖에 없고 이는 경제 회복과 고용창출에 역행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경제민주화 논의가 의도한 바와 달리 대기업 질타와 반기업 정서로 이어지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기업의 수출이 늘어야 중소기업의 일감과 일자리도 늘어난다는 이른바 '낙수효과'의 논리다. 대기업의 역할과 공과에 대해 올바로 평가하고,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여건을 조성해 주는 방식으로 양극화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경제계·공정위 首長, 인사말 속 경제민주화 '온도차' 김동수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이 같은 경제계 바람에 대해 김동수 공정위원장은 '동반성장에 충실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김 위원장은 조찬간담회에서 "논어에 욕속부달욕교반졸(欲速不達欲速不達欲巧反拙), 즉 너무 서두르면 도리어 일이 진척되지 못하고 너무 좋게 하려다 보면 하지 않은 것만 못하다는 격언이 있다"며 "현재 공정위가 하고 있는 모습을 나타내주는 것으로, (이 자리에서는) 동반성장을 위한 공정위의 역할에 대해서만 진솔하게 말하겠다"고 전했다.


실제 김 위원장은 간담회 대부분의 시간을 공정위의 대기업 불공정행위 규제 강화 방침을 설명하는데 할애했다. 지난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밝힌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대기업 총수일가 사익 편취 근절을 위한 규제체계 개편 ▲대규모 내부거래를 통한 부당지원 감시 강화 ▲대형유통업체의 납품과정 관행 개선 ▲프랜차이즈 시장의 공정거래질서 확립 등이다.


공정위의 조사 강화가 기업경영에 부담이 된다는 한 기업인의 질문에 대해서도 즉답을 회피했다. 김 위원장은 "(질문이) 단기간 방대한 자료를 준비하고 조사받는 과정이 부담된다는 것으로 이해했다"며 "기업들의 부담이 최소화 될 수 있도록 내부적으로 점검하겠다"고 짧게 말했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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