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이익 비중 60% 넘어서, 반도체·디스플레이 업황 회복은 '요원'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5일 발표된 삼성전자의 잠정실적을 부문별로 살펴보면 스마트폰이 포함된 IM(IT모바일) 부문이 전체 이익 중 63%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통신 부문의 3분기 영업이익은 5조원대 초반으로 추정된다.
실적을 견인한 것은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인 '갤럭시S3'다. 갤럭시S3는 지난 5월 출시 이후 최근까지 2000만대를 돌파했다. 금융위기로 경기침체를 겪고 있는 유럽과 미국에서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잘 나가는 삼성전자의 고민이 여기에 있다. 스마트폰의 이익 비중이 전체 영업이익 중 60%를 넘어섰다는 점이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분기 영업이익 8조원이라는 깜짝 실적을 거뒀지만 회사내 분위기는 위기감이 가득하다"면서 "스마트폰 시장이 급격하게 위축될 경우 영업이익폭이 급격하게 줄 우려가 있어 각 부문의 일류화에 더욱 매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은 D램, 플래시메모리,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 삼성그룹 전자 계열사 부품들을 다수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스마트폰 성장세가 주춤하면 삼성전자는 물론 삼성그룹 전자계열사까지 영향을 미치는 도미노 현상을 가져올 수도 있다.
실제 스마트폰을 제외한 삼성전자 각 부문의 실적은 좋지 않은 상황이다. 반도체, 디스플레이는 아직 업황이 회복되지 않았고 유럽 경기침체로 인해 TV 마진이 급격하게 하락하고 있다. 세계 1등을 목표로 하고 있는 소비자가전 역시 전 분기 대비 실적이 감소했다.
반도체 부문의 경우 아직 업황이 살아나지 않고 있다. 주력인 D램 가격은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4분기 추가 하락할 가능성도 높다. 낸드플래시는 이달 들어 9% 가까이 급등했지만 실적 개선을 주도할 정도는 아니고 시스템LSI도 실적이 확대되고 있지만 아직 만족스럽지 않다.
디스플레이 부문은 실적이 다소 회복되고 있지만 스마트폰 영향이 대부분이다. 갤럭시S3, 갤럭시노트 등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채용한 스마트폰 판매가 늘어나며 실적은 다소 좋아졌지만 TV 판매 부진으로 인해 대형 패널 수요가 적은 것이 문제다.
소비자가전(CE)의 경우 에어컨 성수기 효과가 마감되며 영업이익이 소폭 감소했다. 계절적 요인이 주로 영향을 미쳤지만 경기침체로 인해 TV 판매가 부진해 마진이 줄었다는 점은 이상 징후로 볼 수 있다. 생활가전의 경우 아직 시작단계에 불과해 영업이익에 별 영향을 미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4분기에도 깜짝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계절적 성수기이고 스마트폰 시장에서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4분기 9조원대 영업이익을 경신할 수 있을지 여부가 벌써부터 증권가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하지만 내년은 걱정스럽다. 애플과 삼성전자가 주도하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에 저가 제품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이 본격적으로 나서며 스마트폰 시장도 침체기에 빠질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반도체, LCD가 삼성전자의 성장세를 이끌어야 한다. 수년간 투자해온 시스템LSI와 OLED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반도체 업황 개선에만 기댈 수 없어 수년간 꾸준히 시스템LSI와 OLED 등 차세대 먹거리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해왔다"면서 "내년 경기 침체가 본격화 되며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차세대 제품군에 대한 일류화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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