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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프리즘]중국 서부대개발과 한국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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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프리즘]중국 서부대개발과 한국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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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지난달 12일 중국 서부지역에 위치한 시안에서 반도체 생산공장 기공식을 했다. 초기 투자액 23억달러, 총 투자규모는 70억달러라고 한다. 현대자동차도 8월 28일 쓰촨성 쯔양시에서 상용차 공장(총 투자액 6000억원)을 착공했다. 그동안 한국기업의 중국 서부지역에 대한 투자가 연간 1억달러에도 못 미쳤던 것에 비하면 파격적이다. 이 지역에 무슨 일이 생겼나.


시안은 산시성의 성도다. 산시는 쓰촨, 충칭 등 12개 성급지역과 같이 중국의 서부대개발 대상지역에 포함된다. 서부대개발은 중국 중앙정부 차원에서 추진하는 지역균형 발전정책으로 50년 장기 대규모 프로젝트다. 2001년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통과된 '제10차 5개년 계획'에 포함되어 국가정책으로 공식화됐다. 개발대상 총면적은 685만㎢로 중국 국토면적의 71%를 차지한다.

지난 11년간 주요 프로젝트에 5000억달러에 육박하는 투자가 이뤄졌고, 그 성과가 뚜렷하다. '서기동수'(西氣東輸ㆍ서부의 천연가스를 동부에 수송), '서전동송'(西電東送ㆍ서부 전력을 동부에 전송), '남수북조'(南水北調ㆍ남쪽의 수자원을 북부지역에 끌어들임), '퇴경환림'(退耕還林ㆍ개발 경작지를 산림으로 되돌림) 등 중점 프로젝트의 초기 목표가 조기에 달성했다. 서부지역의 2011년 국내총생산(GDP)은 2000년의 6배로 늘어났고, 같은 기간 1인당GDP 연평균 증가율은 17.1%로 중국 전체 증가율 14.8%를 상회했다.


서부개발이 가속화하면서 기업에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가 생겼다. 우선 소비시장이 커졌다. 서부지역의 최종 소비지출이 중국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23.7%에서 현재 30%를 넘었다. 중국 에너지 자원의 50% 이상이 매장되어 있기도 하다. 또한 독립국가연합(CIS), 중앙아시아 및 동남아로 통하는 수출기지로 활용 가능하다. 실제로 인프라가 개선되면서 물류비용 절감 등으로 주변국가와의 경제교류가 크게 늘어났다. 2011년 서부지역 인접 13개 국가에 대한 수출은 1528억달러로 2000년의 20배다. 더욱이 서부지역에서는 다양한 우대정책이 유지된다. 특히 광시북부만경제구(2008.1월 지정), 관톈경제구(2009.6), 청위경제구(2009.7), 란저우신구(2012.8)의 국가급 개발특구가 지정되는 등 우대정책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이처럼 서부지역이 부상하면서 기업들의 선점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폭스바겐, ABB, 도시바, 폭스콘, IBM, HP 등 글로벌 기업들이 서부지역에 진출했다. 한국기업들의 진출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기업들의 빈곤탈피 및 산업구조 고도화 경험, 해외자원 개발 역량, 한류 열풍 기획 능력 등을 잘 활용하면 경쟁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서부지역도 장기적으로는 우대정책이 점차 사라지고 인건비가 상승하고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다. 치밀한 진출 전략이 요구된다. 첫째, 지역거점의 다변화와 세분화 및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 지역별 시장과 소비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시안, 청두, 충칭 등 핵심 3개 도시를 중심으로 거점을 구축한 후 주변으로 뻗어나가는 전략이 필요하다.


둘째, 현지 완결형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서부지역은 물류 및 인프라가 취약하기 때문에 연구개발, 조달, 생산, 판매 등 모든 분야를 현지에서 추진해야 한다. 셋째, 서부지역 진출에 있어 현지 업체와의 협력이 요구된다. 서부지역의 개방도가 낮은 만큼 현지 유통, 정부관계 등 네트워크와 노하우를 갖고 있는 현지 기업과의 합작이 성패를 가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진출초기부터 위기관리계획을 세워 경영환경 악화에 대비한 단계별ㆍ순차적 철수 방안까지 고려해야 한다.




김창도 포스코경영연구소 수석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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