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대출 규모는 미비, 수익률보다 대출이자 높아
'안정' 추구 투자자 특성도 작용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주요 증권사들이 고객 서비스 강화 차원에서 주가연계증권(ELS) 담보대출 제도를 실시하고 있으나 취지에 비해 이용률은 그다지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보증권은 지난달 26일부터 회사가 발행한 공모 원금보장형 ELS에 대한 담보대출을 실시하고 있다.
담보주식 평가는 한국신용평가정보(KIS)와 한국자산평가(KAP)의 평균가격으로 금액기준 대출만 가능하며, 대출비율은 전일 기준 평가금액의 70%, 대출 기간은 90일 기준으로 ELS 만기이내에서 90일 단위 연장이 가능하다. 담보유지비율은 140%로 이자율은 주식담보대출과 동일(기간별로 7~12%)하다.
ELS 담보대출은 ELS의 만기가 목표 수익률 도달과 함께 조기상환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1~3년으로 길어 환금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라 운용 기간 동안 투자자들의 유동성을 높여주기 위해 증권사가 제공하는 서비스중 하나다. 즉, ELS는 만기가 긴 데다가 중도 해지하기가 쉽지 않고 원금 손실 가능성도 있어, 고객이 급하게 자금이 필요한 경우에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취지와 달리 투자자들의 활용률은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0일 현재 우리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 KDB대우증권,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 삼성증권 등 6개 주요 증권사의 ELS(DLS 포함) 담보 대출 잔액은 200억원으로 이들 회사의 전체 담보대출의 0.5% 비중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이 가운데 올해 ELS를 담보로 대출해준 금액은 약 40억원으로, 올 들어 ELS 발행규모가 사상최고 수준을 보인 것과 대조를 보였다.
ELS 담보대출이 고객들에게 도움을 주는 게 제한적이라는 지적을 받는 이유는 ELS 기대수익률에 비해 대출 금리가 높다는 점을 꼽는다.
교보증권도 제도 시행 공지에서 “고객이 공모 원금보장형 ELS를 담보로 예탁담보대출을 실행하고 재투자를 할 경우 원 담보 상품인 ELS의 수익률보다 예탁담보대출 이자율이 높을 가능성이 있어 대출 실행만으로도 손실을 볼 수 있고, 만약 재투자 수익률이 좋지 않을 경우 손실금액이 커질 수 있으므로 투자에 유의하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더불어 ELS 가입고객 대부분이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자금운용을 선호할 정도로 급전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는 점도 대출이 급증하지 않는 배경이라는 설명이다.
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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