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프트와 샤프트 강도, 길이 등 고정관념 다 버리고 "체형에 맞게"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바야흐로 '피팅시대'다.
예전에는 프로선수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골프채 피팅이 이제는 아마추어골퍼들에게도 낯설지 않다. 메이커들 역시 마찬가지다. 골프채를 판매할 때 아예 체형에 맞는 피팅을 권유한다. 골퍼 스스로 클럽을 조정해 로프트와 라이각, 심지어는 페이스각까지 조절할 수 있는 '튜닝골프채'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과연 내 몸에 맞는 최적의 골프채는 어디 있을까.
피팅의 핵심은 일단 샤프트다. 국내 골퍼들의 오류는 무조건 강한 샤프트를 선택하는데서 출발한다. 표준 체형의 골퍼는 레귤러(R)가 기준점이다. 하지만 대부분 버거우면서도 한 단계 강한 스티프 레귤러(SR)를 선호한다. 샤프트의 강도가 곧 '강한 남성'을 의미한다는 잘못된 인식 때문이다. 이 또한 골프를 어렵게 만드는 악영향으로 이어진다.
요즈음은 R이라도 R1, R2, R3 등으로 세분하는 경향이 있다. 스윙스피드를 정확하게 측정해 가장 휘두르기 편안한 샤프트를 선택하라는 이야기다. 대다수의 유명메이커들은 피팅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물론 공짜다. 피팅센터를 찾았다면 샤프트 길이에도 초점을 맞춰보자.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장척샤프트다. 1인치가 길어지면 약 7야드의 비거리가 늘어난다는 논리가 토대가 됐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정타가 어렵다. 제작사들은 이에 대해 "공기역학적 디자인과 경량화를 통한 최적의 무게중심 등 첨단 기술이 컨트롤을 쉽게 해 준다"고 설명한다. 결국 골퍼 스스로의 능력이다. 46인치 이상의 장척샤프트도 잘 소화할 수 있다면 비거리는 훨씬 늘어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45인치 안팎의 표준 샤프트로 정확하게 중심타격하는 쪽으로 우회한다.
드라이버의 경우에는 로프트도 중요하다. 아마추어골퍼들은 통상 낮은 로프트를 고집한다. 여기서도 '강한 남성'이 등장한다. 로프트는 클럽 페이스의 각도다. 당연히 로프트가 낮을수록 공의 역회전이 적고, 런이 많이 발생해 비거리가 늘어난다. 문제는 자신의 체형과 헤드스피드, 스윙 패턴에 적합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그렇지 않다면 중심타격이 어렵고, 공을 띄우기도 만만치 않다.
실제 아마추어골퍼들에게 하이 로프트가 더욱 효과적이라는 사실은 지난 2월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PGA 머천다이스쇼'에서도 입증됐다. 타이틀리스트가 오랜 연구 끝에 12도짜리 910 D2드라이버를 선보였고, 핑20과 클리브랜드 클래식도 동참했다. 캘러웨이 레이저X 블랙과 나이키 VR-S 모델 등은 아예 13도까지 출시했다. "높이 떠야 멀리 날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 두자.
퍼터 선택은 스코어 메이킹의 핵심이다. 늘 짧게 보내는 골퍼는 공을 중심에 정확히 맞히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말렛퍼터가 유용하다. 무게를 주변부에 배치한 빅 헤드가 중심에서 벗어나도 관용성을 높여준다. 느린 그린에서는 340g 이하의 가벼운 퍼터가 효과적이다. 선수들이 플레이하는 빠른 그린일수록 무거운 퍼터가 안정적이다. 길이는 35인치가 기본이지만 34인치, 키가 조금 작은 편이라면 33인치가 더욱 적정하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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