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유럽·미국에 이어 일본도 경기부양책을 내놓으면서 아시아 증시가 동반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코스피 역시 오후 들어 상승 반전에 성공해 강보합권에 머물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일본의 이번 결정이 국내증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긍정적인 측면에 더 높은 점수를 줬다. 원화의 상대적 강세에 따른 수출주 우려보다는 글로벌 유동성의 추가 확장이라는 긍정적인 모멘텀이 국내증시에 먼저 반영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순환적 유동성 확대 정책'에 대한 신뢰가 강해지면서 선진국의 전반적인 통화팽창 기대심리 역시 확산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일본의 이번 발표가 '서프라이즈' 수준은 아니었기 때문에 변변찮은 글로벌 지표에 국내기업들의 실적 예상치 감액이라는 난제를 안고 있는 코스피의 추가 상승 탄력에는 큰 힘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봤다.
19일 오전 일본중앙은행(BOJ)은 정책금리회의 직후 성명을 통해 자산매입기금을 현재 45조엔에서 55조엔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자산매입 및 신용대출기금은 총 80조엔으로 확대됐다.
다음달 께 자산매입 규모를 5~10조엔 확대할 것이라는 게 시장 컨센서스였으므로 예상보다 이르게, 예상규모의 상단 수준으로 발표된 셈이다. 시장은 이번 조치에 대해 최근 일본 경제지표 부진 및 각국 중앙은행들의 자산확대가 영향을 미쳤다고 해석했다. 미국의 3차 양적완화(QE3)가 엔화 강세를 더욱 부추길 수 있어 이에 대한 대응으로 이같은 결정을 한 것이라는 진단이다.
예상보다 다소 공격적이었다는 점에서 엔화 약세 압박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나 일시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목소리가 더 크다. 유익선 우리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일시적 엔화 약세가 예상되나 추세적 진행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과거에도 일본은행의 양적완화 조치에 대해 외환시장이 크게 반응하지 않았고 미국의 3차 양적완화와 동시에 진행되면서 달러화 저평가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 높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국제 환율시장의 변동성 역시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종별로는 원자재 관련주에 대한 관심이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 커졌다. 충격 수준은 아니어도 엔화약세가 진행되면 수출주에는 일시적으로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 김승현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수요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수준이내에서의 원자재 가격상승은 관련 소재업종의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일본과 경합도가 높은 자동차 등 수출업종은 원·엔 환율 하락으로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기전자의 경우 과거에 비해 경합도가 낮아져 큰 부담을 느끼지는 않을 것이라는 평가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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