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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잡은 북중경협 '독인가 약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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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잡은 북중경협 '독인가 약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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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과 중국이 나진ㆍ청진항을 비롯해 동해 주요항구 4∼5곳의 공동 개발을 추진한다는 사실이 중국 정부를 통해 확인됐다. 이를 놓고 대북전문가들이 진단하는 '손익계산서'에는 "경제종속 가속화냐 동북아 경협 촉진이냐" 의견이 분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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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근래 외교채널로 우리 측에 북중 공동 개발 프로젝트의 '개황'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의 동해 항구 개발 프로젝트는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지난달 방중을 계기로 속도가 붙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성택의 방중으로 동북 3성의 물류 해결을 위해 동해 출구를 갈망해온 중국과 외자 유치를 통한 경제개발에 '올인'하는 북한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것이라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중국은 지난 2008년 나진항 1호 부두 사용권을 확보했고 4ㆍ5ㆍ6호 부두 건설권과 50년 사용권도 얻었다. 아울러 북중 양국이 청진항 3ㆍ4호 부두를 30년간 공동 관리ㆍ이용하기로 합의했다는 얘기도 있다. 여기에 중국이 공동 개발로 함경남도의 단천과 강원도의 원산항까지 이용하게 되면 중국은 말 그대로 동해 라인 전체를 확보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중국은 동해 출로를 통해 헤이룽장(黑龍江)ㆍ지린(吉林)ㆍ랴오닝(遼寧)성의 물류를 중국 남부로 수송해 수송 비용을 크게 절감하고 한국ㆍ일본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산이다. 중국은 오랫동안 동해 출로 확보 프로젝트를 추진해왔으나 북한의 거부로 성사시키지 못하다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체제 이후 반전의 기회를 맞게 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 역시 김 제1위원장이 풀어야 할 절체절명의 과제인 경제개발을 위해서는 중국의 돈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부친과는 달리 동해 전면 개방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초점은 북중 양국의 동해 항구 공동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될지에 모인다. 북한이 지금은 자금 확보를 위해 공동 개발 의지를 본격화하고 있으나 안보 우려를 무시한 채 동해 항구를 중국의 의도대로 개방할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피폐한 북한 경제사정에 비춰 북한이 동해 항구 공동 개발 이후 관리ㆍ운영과 관련해 중국에 '비싼' 대가를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런 가운데 북중 양국 간에 황금평ㆍ위화도, 나진 특구 공동 개발이 의욕적으로 추진되고 중국이 북한 무산ㆍ혜산 광산 채굴권을 확보해 지하자원을 싹쓸이해가는 상황에서 중국이 동해항구들까지 장악하면 남북관계가 아예 설 자리를 잃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중국의 북한 자원 싹쓸이와 동해 항구 공동개발을 다른 각도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북한의 지하자원이 싼값에 중국에 대량 유출되는 건 경계해야 할 일이지만 항구 개방은 장기적으로 동북아 물류 통합을 가져와 북중, 남북, 북일 경협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마디로 북한 경제의 중국 종속화가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와 북한의 개방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공존하고 있는 셈이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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