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RUNNING MOM]아동수당 ‘기본’ 기업인식 변화 ‘필수’

시계아이콘읽는 시간3분 16초

엄마를 뛰게 하려면

[RUNNING MOM]아동수당 ‘기본’ 기업인식 변화 ‘필수’
AD


엄마들이 마음껏 일하려면 정부의 기존 육아정책이 바뀌어야 한다. 그중 가장 유력한 대안으로 아동수당이 각광받고 있다. 아울러 기업의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

엄마들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는 곳은 다른 곳이 아니다. 아이를 마음 편히 맡길 수 있는 보육시설을 마련하고, 아이들에게 다양하고 양질의 교육을 시킬 수 있도록 아동수당과 같은 보육 지원을 해야 한다. 하나 더 보태자면 엄마들을 받아 줄 수 있는 기업, 그들이 자신들의 능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워킹맘의 고통을 헤아리고 분담해줄 수 있는 기업들이 있어야 한다. 워킹맘들은 자신의 능력을 개발하고 전문성을 쌓아서 씩씩하게 달리고 싶다. 고령화로 치닫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미래를 먹여 살릴 수 있는 자원은 여성이다. 우리가 ‘런닝맘’을 주목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보육료를 지원받지 않았으면 재취업은 꿈도 꿀 수 없었을 거예요. 아이 둘 키우면서 들어가는 보육비만 해도 월 60~70만원인데 전문직 아닌 이상 여성들이 취업하면 월 급여 100~150만원 받아 보육비 빼고 나면 남는 게 50만원 정도예요. 그거 벌겠다고 일하러 가는 사람은 없죠.” (29세 워킹맘 이은희 씨, 강원도 원주 거주)
“우리 회사는 보육시설이 있어서 아이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어요. 전 친정 엄마도 시골에 사셔서 아이를 맡길 수 없는 형편이었는데 다행히 회사 어린이집을 이용할 수 있어서 마음 놓고 일할 수 있습니다.”(35세 워킹맘 박효순 씨, 경기도 광명 하안동 거주)

“직장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가족의 날을 운영하는데 오후 5시면 퇴근합니다. 집에 일찍 들어가서 가족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라는 회사 측의 특별 배려입니다. 덕분에 그날만큼은 남편, 아이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할 수 있답니다.”(31세 워킹맘 김현희 씨, 서울 독산동 거주)


모두 회사를 다니고 있으면서 자기 일에 만족하는 20~30대 워킹맘들 이야기다. 이 여성들은 모두 자신들이 일을 하는데 국가지원이나 회사 측의 배려 없이는 일하는 게 너무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출산이나 육아 등의 이유로 경력이 단절됐던 여성이라면 더욱 그렇다.


국내 유명 여성용품 제조업체의 한 관계자는 “여성들은 기업들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자원이 되고 있다”며 “여성을 위한 다양한 지원책과 복지를 시행하는 것은 중요한 기업의 임무가 됐다”고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최근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여율이 높아지고 경력단절 주부들의 사회진출도 많아지면서 일부 기업들은 여성인력들이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제도와 정책을 도입하고 기업문화를 여성 친화적으로 만들려는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국내에선 2000년대에 들어 ‘일과 가정의 조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여성친화기업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졌고 주요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여성친화를 기업의 가치로 삼아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왔다. 삼성SDS는 2001년 기업 내에서 여성위원회를 발족하고 여성인력의 의견수렴을 위한 회의체로 활용하고 있으며 SK텔레콤은 2007년 2월부터 사내 어린이집 ‘푸르니’를 운영하며 영유아 전문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여성·유아 용품을 생산하는 유한킴벌리는 한국기업들이 유연근무제를 도입하기 훨씬 전인 1994년부터 시차출퇴근제를 도입해 운영했으며 영업점의 여성비중이 높은 국민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를 도입해 만3세 미만의 자녀를 둔 직원들에게 대해 최대 2년까지 1주당 총 20시간만 근무할 수 있도록 했다.


2000년대부터 일·가정양립 기업문화에 도입
대표적인 기업은 1만3600여명 규모의 방문판매조직인 ‘코디’을 운영하는 웅진코웨이다. 전국에 체계적으로 조직화된 코디 시스템 덕분에 웅진코웨이는 약 550만 명의 방대한 고객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정수기(55%)를 비롯한 공기청정기(44%), 비데(47%) 등 생활가전 시장에서 경쟁사들을 압도하고 있다. (2011년 12월 갤럽조사결과)


[RUNNING MOM]아동수당 ‘기본’ 기업인식 변화 ‘필수’


웅진코웨이는 우선 코디들이 대부분 주부라는 점에 주목하고 업무 시작 시간을 오전 10시로 정하고 스케줄 조정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재량권을 줬다. 또한 고객들도 주부라는 점을 고려해 오히려 코디들이 기혼여성인 경우 더욱 우대하고 있다. 같은 여성이고 주부다 보니 고객들이 부담감 없이 다가올 수 있어 마케팅측면에서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안방마케팅은 웅진코웨이가 지난 13년 연속 최대매출을 기록하며 성장해올 수 있었던 발판이 됐다.


화장품 회사인 아모레퍼시픽은 출산이나 육아로 휴직했다가 직장에 복귀할 경우 100% 복직할 수 있도록 제도를 시행 중이다.


주부인력 원하는 중소기업 중심으로 ‘여성인턴제’ 활성화
여성친화적 기업경영은 최근 중소기업에서도 적극 도입하는 분위기다. 특히 주부 인력에 대한 중소기업의 수요는 높은 편이다. 국내에서 주부 취업을 유도하는 정책은 여성가족부가 2009년부터 새로일하기센터를 통해 추진하고 있는 ‘여성인턴제’가 있다. 경력단절된 여성이 취업 후 직장에 적응 할 수 있도록 인턴기회를 제공하면 해당기업에 월 50만원씩 최대 6개월까지 지원하는 제도다.


인턴으로 채용된 여성들은 이후 취업률이 꽤 높은 편이다. 지난해 배출된 새일여성인턴 3518명 중 취업인구는 3390명으로 96.4%가 취업 됐다. 이런 성과를 토대로 여성부는 올해 4200여명을 기업과 연계해 인턴으로 취업시킨다는 계획이다.


경남 창원시 SK테크노파크의 전자기기 생산업체 ‘솔엠시스텍’은 여성인턴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기업 중 하나다. 이 기업의 전체 근로자수는 40명, 그 중에서 여성인력은 15명이고 그 중에 워킹맘이 14명이나 된다. 이들은 대부분 여성인턴제를 통해 입사한 케이스다. 이 회사는 여성직원 비중이 늘자 사내에 여성휴게소를 신설하는 등 기업환경도 개선했다.


김영훈 솔엠시스텍 전무이사는 “생산 쪽에선 젊은 친구들이 일을 기피하는데 주부들은 힘든 일도 마다않고 꼼꼼하고 책임감도 강해서 경쟁력이 있다”며 “인턴으로 채용된 주부들 중 80% 이상이 정규직으로 채용돼 장기근속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여성인력을 배려하고 적극 활용한 결과 기업의 매출은 전년대비 70%가 증가해 올해 100억 원대 매출이 예상된다.


역시 경남 창원에 소재한 영풍전자도 여성인턴제를 적극 활용하는 기업 중 하나다. 전자제어부품을 주로 생산하는 이 기업은 약 200명 규모의 기업체로 이 중 여성근로자는 50%를 차지한다. 이 중 워킹맘은 41명이다. 이 기업도 출산휴가제도를 운영하고 여성휴게실과 헬스장을 별도로 조성해 운영하고 있다. 김영남 영풍전자 이사는 “주부인력은 비용측면에서 저렴한 편이지만 능률이 높고 꼼꼼해 선호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여성부는 여성인턴제와 새일센터 운영 등 경력단절 주부를 위한 지원을 하는 한편 기업들에겐 여성인력을 적극 활용하고 여성들이 일하기 좋은 일터를 구현하도록 ‘가족친화인증제’를 실시 중이다.


여행서비스 그룹인 SM C&C(구 비티앤아이)는 여성인력이 70% 이상인 그룹으로 구성원들의 일·가정 양립을 위해 가족친화경영을 펼쳐왔다. ‘고객은 VIP, 직원은 VVIP’를 경영이념으로 삼고 출산 및 육아를 위해 근무시간을 조정하고 육아기 단축근무제 등을 시행했다.


산업용 센서 분야 제조업체인 오토닉스는 경남 양산에 위치한 본사 생산부문 인력의 상당수를 인근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주부 사원(현재 약 130여명)으로 채용함으로써 지역 사회 내 기혼 여성의 사회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또한 단순히 채용 차원에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주부 사원들의 장기근속 및 근무 환경의 안정적인 적응을 위해 육아 문제를 해결해야겠다는 판단 아래, 1998년부터 자체 어린이 보육 시설인 ‘웅비 어린이집’을 설립해 운영해 주부 사원들의 만족도를 향상시켰다.


정부·기업·워킹맘 3자 노력과 조화 필수
이런 기업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주부, 특히 경력단절 여성에 대한 취업 여건은 여전히 갈 길이 멀다. 현재로선 여성들이 경력이 단절되면 재취업 시 아르바이트나 인턴 등 비정규직에 머무르거나 급여수준이 낮아 불안정한 고용조건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사회적으론 관련 제도가 잘 갖춰졌음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거나 여성친화정책 도입이 의무가 아닌 선택사항이라 분위기 조성이 덜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을 하려는 여성들의 태도와 자세도 아직은 미성숙한 측면이 있다. 직장에서 ‘직장인’ ‘전문가’라는 의식보단 ‘엄마’라는 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직장 내에서 워킹맘 동료끼리 자녀이야기만 화제로 삼는다든가 책상 위를 아이들 사진으로 도배를 하는 행위 등은 워킹맘들이 삼가야 할 부분이다.


이수연 워킹맘연구소 소장은 “엄마들이 기업이나 경제현장에서 활동적으로 뛰게 하기 위해선 여성의 경제활동을 촉진할 수 있는 제도 마련도 중요하지만 기업들이 일·가정 양립의 문화를 조성하려는 노력이 더욱 중요하다”며 “워킹맘 개인도 보다 전문성을 강화하고 자기계발의 노력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코노믹 리뷰 김은경 기자 kekisa@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