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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어지는 불황의 터널…곁눈질 직원 성과몰입 방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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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자체 가치 강조…동기 부여를
-연수·해외근무 등 직원 경력에 투자
-누적식 연봉 등 성과주의 합리화해야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1997년 겨울, 국제통화기금(IMF) 외환 위기로 국가 부도 사태에 직면하자 국민 생활 전반이 송두리째 흔들렸다. 대마불사(大馬不死)의 신화가 무너지면서 기업이 줄줄이 문을 닫고 100만명 이상의 직장인들이 거리로 내몰렸다. 더 이상 허리띠를 졸라맬 수 없을 정도로 한계에 다다른 가정은 하나둘 붕괴됐다.

15년 전 한국의 모습이다. 최근의 경기 악화를 고려하면 과거의 일이라고 치부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불황의 그림자는 늘 돌고 돌기 때문이다. 불황기에는 인력 구조조정과 임금 동결 등 당장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대책이 적극 시행된다. 그러나 이런 방법은 회사에 대한 충성도를 약화시켜 또 다른 방식의 인재 유출을 초래하는 악순환을 초래할 뿐이다.


따라서 일부 기업들은 과거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불황기를 극복하는 방법을 달리하고 있다. '인재가 경쟁력'이라는 믿음 아래 직원들의 사기 유지와 동기 부여 방안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 포스코경영연구소는 최근 이런 내용을 담은 보고서 '불황기일수록 인재가 경쟁력: 직원 성과몰입에 관심 가져야'를 내놓았다. 이를 토대로 불황기에 인재를 붙잡을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에 대해 알아본다.

◆악순환 고리 끊어야= 불황기에는 '저(低)업적→저보상→저사기→인재 유출→저업적→구조조정'이라는 악순환이 반복되기 쉽다. 지난해 말에도 이런 상황이 벌어졌다. 금융권의 명예퇴직을 비롯해 일부 기업들이 불황기에 대비한 인력 구조조정과 임금 동결 등 비용 절감 대책을 실시했다. 하지만 무분별한 비용 절감은 회사에 대한 충성도를 약화시켜 인재 유출을 초래한다. 이렇게 되면 조직 역량은 떨어지고 기업 문화도 뿌리째 흔들릴 수밖에 없다.


반면 일부 기업들은 과거의 시행착오를 거울삼아 다른 방식의 불황 극복책을 내놓았다. 인재 경쟁력이 경쟁 우위를 지속시킬 수 있는 근원이며, 과도하고 무차별적인 구조조정이야말로 기업 경쟁력을 해친다고 판단한 결과다.


이들 기업은 불황기에 나타나는 직원 심리에 주목했다. 실직에 대한 불안감, 일에 대한 회의, 조직 유대감 약화 등 직원의 심리 변화를 감안해 직원들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지 않았다. 대신 직원들의 사기를 유지하고 동기를 부여하며 성과에 몰입하게끔 유도했다. 성과주의에 차별화 개념을 도입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높은 성과를 올린 직원에겐 과감한 보상을 해주지만 중간 성과자들에겐 오히려 차등을 축소해 팀워크를 강조한 것이다.

깊어지는 불황의 터널…곁눈질 직원 성과몰입 방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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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방안이 성과몰입을 높일까= 그동안 국내 기업은 직원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 금전적 보상에 지나치게 치중해왔다. 하지만 경기 침체기에 이런 고비용 구조는 통하지 않는다. 회사에 장기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이에 따라 일 자체의 가치를 강조해 동기를 부여하는 방법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국내·외 연수, 해외근무, 유학 등 직원의 경력을 위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유지·확대하는 것이다. 이는 장기적인 조직 몰입을 유도하고 업무 자체의 만족감을 높여준다. 일에만 몰입할 수 있도록 지시·보고, 회의를 포함하는 근무 방식을 전반적으로 개선하는 것 또한 도움이 된다.


감성을 건드리는 방법도 있다. 불황기의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자는 'CEO 메시지'를 통한 감성적 사기진작 방법이나 부서간 협업을 강화하는 게 일례다. 미국의 제철업체 뉴코(NUCOR)는 '해고는 없다'는 경영방침을 천명해 고용 불안감을 불식시켰다. 기본급은 동종산업 평균 이하지만 불황기에도 직원들을 해고하는 일은 없다고 약속하는 보상정책을 실시 중이다. 솔직하게 회사의 대응 방안과 불황기 이후의 비전 등을 직원들과 공유해 사기를 떨어뜨릴 수 있는 루머를 사전에 차단한 것이다.


성과주의를 합리화하는 전략도 도움이 된다. 불황기에 개인 성과에 따른 과도한 차등은 팀워크를 해칠 수 있는데다 불황기에는 임금 인상을 위한 재원을 확보하기도 어렵다. 성과 구별이 크지 않은 중간 성과자들의 성과 차등은 줄이고 승진 보상을 강화하거나 누적식 연봉제를 도입하는 등 장기 성과주의 기조가 확대되는 현상도 이 때문이다. 예를 들어 두산그룹은 최하위 성과자들의 차등을 강화해 건전한 조직 긴장감을 유지하되, 중간 성과자들의 차등은 줄여 구성원간 협동을 강조한다. 삼성그룹은 누적식 연봉제로 전환해 단기성과에 따른 큰 폭의 차등에서 장기 성과주의 기조를 변경했다.


불황기를 오히려 인재 확보의 기회로 활용할 수도 있다. 대대적인 인력 확보와 사내 일등인재 방어 전략을 병행하는 것이다.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외부 인재는 연봉계약직 형태로 채용하고 시장 최고 수준의 금전 보상을 지급하는 한편 사내 일등인재의 유출을 막기 위해 연봉 총액의 일정 범위 내에서 인센티브를 줄 수 있다.


최현진 경영컨설팅센터 연구위원은 "금전적 방식에 의존하는 성과몰입 방안은 경기침체기 회사에 부담으로 작용한다"면서 "솔직한 의사소통, 경력성장 강조, 강력한 조직문화 구축 등 비금전적 동기부여 방안을 활용하고 불황기형 성과보상제를 실시하는 것이 직원들의 성과몰입에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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