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은 열쇠다. 방송 출연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그룹의 인기가 아닌 솔로의 힘으로 상반기 음반 판매에서 큰 선전을 보여준 김준수는 현실적인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우회로를 선택하지 않았다. ‘TARANTALLEGRA’는 강렬한 캐릭터를 입고 노래는 물론 퍼포먼스까지 혹독하게 몰아 부치는 곡이었으며 이에 대해 “달리 홍보의 수단이 없기 때문에 뮤직비디오 하나라도 정말 잘 만들어야 겠다는 각오로 음원과 앨범에 대한 밑그림이 나오기도 전에 뮤직비디오 콘셉트를 먼저 생각했다”고 말할 정도로, 그는 공들여 세공한 재능의 힘을 믿는 사람이었다. 덕분에 혼자서 2시간 동안 무대를 이끌어 나가는 그의 첫 번째 단독 솔로 콘서트는 서울에 출발해 아시아 6개국에서 4만 여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열쇠를 가진 사람에게, 현실의 벽은 여전히 한계가 아닌 극복 가능한 문이다. 아시아에서의 성공에 만족하지 않고, 김준수가 미국과 남미, 유럽으로 이어지는 월드 투어를 감행하는 이유는 그래서다.
‘시작하는’ 뮤지션, 환호하는 팬
지난 8월 30일 (현지시각), 뉴욕의 헤머스타인 볼룸에서 열린 김준수의 월드 투어 첫 번째 공연은 사실 확실한 성공이라고 표현하기 어려운 규모였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부터 거리에서 ‘XIA’라는 글씨를 들고 그의 이름을 연호하는 팬들을 수십 명 발견할 수 있었지만, 아시아 지역에서의 환호와 예매단계부터 전해지는 남미의 열기에 비하면 분명 뉴욕에서의 김준수는 ‘시작하는’ 뮤지션이었다. 게다가 3000명의 관객을 수용할 수 있는 공연장의 구조는 무대 하나 하나를 화려한 쇼로 구성하는 김준수의 공연 내용을 담아내기에는 다소 부족한 것도 사실이었다. 더욱이 뮤지컬 넘버들로 드라마틱한 가창력을 선보인 뒤, 공연의 클라이막스인 ‘TARANTALLEGRA’를 부른 후 관객들이 더 많은 춤과 노래를 갈망하도록 무대 뒤편에서 침묵의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1분 30초 간의 구성까지 그대로 가져간 공연 내용은 아시아 투어와 너무 닮아 있었기에 오히려 뉴욕 현지의 아쉬움들을 노출했다.
하지만 인종과 연령을 뛰어넘어 현장에 모인 팬들은 규모를 이겨낼 정도로 끊임없이 환호했으며, 관객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지니타임’에서는 아시아에서와 마찬가지로 “Angel Xia(천사시아)”를 원하는 팬이 등장했다. 월드투어 직전에 발표되어 공연 시작 전부터 많은 관객들이 큰 기대를 나타낸 신곡 ‘UNCOMMITTED’는 “라이브 감을 높이기 위해 헤드셋을 사용하기 않고 핸드 마이크를 쓸 예정이다. 그만큼 즐기는 마음으로 리듬을 느끼면서 부르겠다”는 뮤지션 스스로의 계획처럼 전력질주 하는 레퍼토리들 사이에서 트렌디하고 흥겨운 음악 역시 김준수의 능력치 안에 존재함을 확인시켜 주기도 했다. 무엇보다 주목할 것은 규모에 연연하지 않고 스스로 무대의 완성도를 충족시키기 위해 공연에 몰입하는 김준수, 자신의 모습이었다. 가능한 레퍼토리를 거의 모두 끌어 모은 탓에 세트 리스트는 다양한 대신 공연을 관통하는 통일성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김준수는 모든 노래와 퍼포먼스에서 최고의 집중력으로 감정은 물론 표정까지도 돌변하는 엔터테이너로서의 자질을 입증해냈다.
지금보다 앞으로 자라날 가능성의 씨앗
결국 김준수의 월드 투어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변하는 상황과 환경 속에서도 변함없이 빛나는 그의 재능이었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첫 번째 앨범은 성취라기보다는 과정이었다. 불안함도 컸지만 앨범을 발표하고 반응을 보면서 나만의 색깔을 만들 수 있다는 희망과 빛을 발견했다”는 김준수의 말처럼, 대중이 확신할 수 있는 그에 대한 희망이었다. 김준수의 새 앨범 프로듀싱에 참여한 Niddy는 “유니크한 목소리를 가졌으며 노래는 물론, 현장에서 사람들을 즐겁게 한다는 점에서 그는 훌륭한 재목이다”라고 김준수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 했으며, JYJ의 무대에서부터 안무를 디렉팅하고 있는 Jeri Slaughter는 “김준수는 안무를 빨리 습득할 뿐 아니라, 어떤 동작이라도 소화해 낸다. 팝스타에게 춤은 커리어의 일부이므로, 준수는 춤 실력을 바탕으로 더 큰 스타가 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김준수의 장점에 대해 “극도의 성실함”을 꼽았다. 결국 재능이라는 열쇠를 돌리는 힘은 노력에서 나오며, 이에 관한 한 김준수는 확고한 신뢰를 주는 엔터테이너인 것이다.
그래서 김준수의 월드 투어를 밝히는 것은 지금의 숫자 보다는, 앞으로 자라날 성장의 범위다. 발라드에서 댄스 음악으로, 꽉 짜인 노래에서 힘을 빼고 “나쁜 남자의 모습”까지도 보여 줄 수 있는 얼반 팝으로, 김준수는 자신의 가능성을 시험하기를 포기하지 않으며, 그것은 아시아에서의 성취에 만족하지 않고 더 많은 곳으로 자신의 음악을 전하려는 그의 노력에서도 마찬가지로 드러나는 투지다. “남미 투어를 앞두고 갈 곳들만큼이나 가지 못하는 곳들을 생각한다. 페루 팬들이 정말 많이 기다려 주셨는데 이번에 갈 수 없어서 많이 미안하다. 더 많은 장소에서, 더 많은 팬들을 만나는 게 앞으로 나의 계획 중 일부다”라고 말하는 그에게 뉴욕은 정복하거나 개척해야 할 장소가 아니라 세계라는 그의 크고 긴 비전 속에 포함된 장소들 중 하나인 것이다. 결국 음악은 깃발을 꽂기 위한 것이 아니라, 씨앗을 뿌리는 것이며 그런 점에서 김준수가 뉴욕에 뿌린 씨앗은 결코 작은 것이라 할 수 없다. 그리고 일본에서, 캐나다에서 그를 만나기 위해 달려 온 팬들, 일본에서 보았던 동방신기의 모습을 기억하며 여전히 그의 음악을 사랑하는 팬들은 그에 대한 증거다. 그래서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김준수는 다음을 기대하게 한다. 그에게 이제 Xia라는 이름은 ‘나는 나는 음악’이라는 설명에 대한 가장 선명한 요약이다.
사진제공. 씨제스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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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시아 글. 뉴욕=윤희성 nine@
10 아시아 편집. 김희주 기자 fif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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