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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렁한 서판교 상가..문닫는 가게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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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공 일년 지났는데 1층 조차 권리금 형성 안돼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판교 상가 시장의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준공과 입주가 시작된 서판교 운중동 주민센터 주변 상권(서판교역 예정)과 판교도서관 상권이 아직까지 제대로 활성화되지 않으면서 입주민들의 불편이 지속되고 있다. 상가 과다공급과 고분양가의 폐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약 3000여가구의 판교원마을을 배후에 두고 있는 판교도서관 상권은 현재 5개의 대로변 근린상가와 1개의 오피스텔상가가 준공돼 영업 중이다. 판교도서관이 있는
북쪽 일대에 상가주택 단지도 형성돼 있다. 대부분의 상가가 임차인을 찾아 영업에 들어간 상태지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우선 1층 상가의 권리금이 형성되지 않고 있다. 통상 신도시의 경우 배후 아파트가 입주해 있다고 가정했을 때, 인근 지역의 입지 좋은 근린상가에는 1년 안팎의 시간
이 경과하면 점포당 최소 2000~3000만원의 권리금이 붙는다. 송도 1공구(해양경찰청)상권의 경우 1억원 가까운 권리금이 형성돼 있다. 하지만 서판교 도서관 일대의
대로변 근린상가와 오피스텔 상가는 권리금이 형성되지 않고 있어 매출 부진으로 임차인이 가게를 내놓는 경우 본인이 투자한 인테리어, 간판 등 시설비조차 건지지 못
하고 나와야 하는 실정이다.

평균 영업기간도 매우 짧은 편이다. 6개월을 버티지 못하고 철수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메인 사거리에서 판교도서관으로 올라가는 이면 지역에 입점중인 유명 커
피 프랜차이즈 매장인 C브랜드가 영업 6개월 만에 매물로 나왔다. 옆 건물에 위치한 PC방은 2달 만에 문을 닫았다. 노출가시성이 좋은 대로변 점포2곳도 계약기간을 채
우지 못하고 1년 미만의 영업 후 임차인이 바뀌었다. 당장 영업을 접고 싶어도 투자한 금액 일부라도 회수하기 위해 권리금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 임차인을 찾다 보니
적자를 감수하고 매장을 유지하는 점포도 상당수다.

공실률이 70%에 달했던 서판교 중심상권(서판교역) 주변도 아직 성숙기에 접어들지 못하고 고전중이다. 지난 27일 기준으로 서판교 운중동주민센터 주변 상가의
공실률은 53.6%로 떨어졌다. 특히 1층은 80%가 넘는 점포가 임차영업 중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점포가 당초 예상했던 수준의 임대료에서 훨씬 못 미치는 임대료를 주고 영업 중이라는 것이 문제다.


31일 에프알인베스트먼트 조사에 따르면 2012년 8월 기준으로 서판교 중심상권의 1층상가(40㎡ 기준)의 평균 임대료 수준은 270~400만원가량이다. 분양 당시 이 점포들의 분양가가 7억~8억원 (3.3㎡당 4000만~5000만원)에 달했음을 감안해 역산해본 결과 투자자들이 가져가는 평균 연수익률은 5%를 밑도는 것으로 파악된다.


점포 매출이 부진하자 임차인들이 기존의 임대료 수준에서 더 낮은 임대료에 분양주나 시행사와 다시 임차 계약을 맺기도 한다. 판교도서관 상권과 마찬가지로 권리금
이 형성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현실로 여겨지고 있고 상층부 공실률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게다가 대로변과 이면지역을 가리지 않고 계속해서 상가가 들어서고 있어 점포 공급이 더욱 늘어나는 것도 악재로 작용한다는 평가다.

안민석 에프알인베스트먼트 연구원은 "신도시에 형성되는 상권의 경우는 형성기부터 성숙기까지 2~3년의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서판교의 경우 배후 가구수에 비해
과도하게 많은 상가 공급이 이뤄졌고 분양가마저 높았기 때문에 자칫하면 이런 악순환이 쉽게 해소되지 못하면서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장경철 CS프라임 이사는 "서판교역 개통 등의 불투명한 개발호재를 앞세워 높은 분양가가 형성됐기 때문에 상가 분양률 자체도 높지 않았다" 면서도 "투자했던 분양주들은 한동안 기대수익률을 상당 부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고 분석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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