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 KBS 뉴스특보-태풍 덴빈 >, 스펙터클로 소비된 재난의 현장

시계아이콘00분 58초 소요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글자크기

< KBS 뉴스특보-태풍 덴빈 >, 스펙터클로 소비된 재난의 현장
AD

< KBS 뉴스특보-태풍 덴빈 > KBS 목 저녁 7시
불과 삼일 사이에 태풍 두 개가 연이어 한반도를 통과한 이례적인 상황에서 가장 분주했던 곳은 방송사였다. 방송사들은 실시간으로 태풍 경로와 기상 현황을 보도하면서 이 긴급한 상황에 쏠린 국민적 관심을 놓치지 않고자 했다. 이 가운데서 정작 태풍의 위력보다 두드러진 것은 태풍 보도인지 재난 방송인지 구분되지 않는 방송 태도의 문제점이었다. 태풍 볼라벤이 상륙하기 전부터 그 역대급 규모와 위력에 초점을 맞추며 위기감을 부풀렸던 방송사들의 태도는 한반도가 본격적으로 태풍 영향권에 들어선 뒤부터는 더욱 경쟁적으로 변했다. 그 중에서도 27시간 연속 태풍 보도라는 기록을 남긴 KBS 뉴스특보는 과연 방영 내내 강조한 재난 주관 방송사라는 타이틀에 걸맞는 방송이었는지 의문이 남는다.


예컨대 29일 밤 KBS <9시 뉴스>에서 태풍의 한 가운데 서 있는 전국의 자사 기자들 모습을 엮어 내보낸 영상은 이 특보의 초점이 어디에 맞춰져 있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주었다. 압도적인 자연과 그 앞에서 휘청대는 나약한 인간의 대비로 극대화된 재난의 스펙터클은, 이를 안전한 스튜디오에 앉아 차분하게 지켜보는 앵커들의 시선에 안방 시청자들의 시선을 일치시키며 그 풍경을 더욱 대상화한다. 그리고 어제 저녁 7시 뉴스특보는 그 모순이 더욱 두드러졌다. 태풍이 점차 한반도를 빠져나가며 영향력이 차츰 약화되는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방송은 여전히 각 지역에 나가있는 기자들의 현장에 집중되며 폭우와 바람이 얼마나 위력적이었는지를 강조하고자 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현재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를 묻는 스튜디오 안 앵커의 질문과 “태풍의 영향에서 멀어지며 바람도 점차 잦아들고 있”다는 현장 취재 기자의 보고가 부딪히는 아이러니한 풍경으로 나타났다. 두 차례의 태풍은 지나갔다. 하지만 방송사는 피해 보고보다 더 중요한 후속 보도에도 그만큼 열심일 수 있을까.


<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10 아시아 글. 김선영(TV평론가)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