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규 농협금융 회장의 백업역할론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농협금융지주는 결국 돈을 벌어서 농민에게 수익이 돌아가도록 하는 수익센터입니다. 나의 역할은 뒤에서 백업(back-up)하는 것이죠."
신동규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취임 후 28일 가진 첫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이른바 '백업 역할론'이다.
'백업(back-up)'이란 말은 말 그대로 지원이다. 야구 등 운동경기에서 수비를 보완할 때도 쓰인다. 수비자의 실책에 대비하는 협력 플레이를 말한다. 결국 신 회장 자신은 가급적 나서지 않고 농협금융지주에 속한 각 금융회사들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다.
신 회장은 "영업은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인 만큼 영업을 잘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게 내 역할"이라며 "농협금융인들이 비전을 가질 수 있는 내부 분위기를 만드는 데 역점을 둘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신 회장은 인사 제도 등의 부문에서 각 개인이 최대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회장과 각 계열사 CEO와의 역할 분담도 마찬가지"라며 "회장이 너무 나서면 될 일도 안 된다"고 덧붙였다.
신 회장은 농협금융이 여타 금융지주와 비교해서 금융부문에서 취약하다는 점을 인정했다.
신 회장은 "여타 금융지주와 비교했을 때 농협금융지주는 자산 규모로 보면 5위지만 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부문이 하위권에 있다는 것은 사실"이라며 "명실상부한 메이저 금융지주로 발돋움 하려면 비은행 부분에 대한 집중적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그는 오는 10월 생명보험, 손해보험, 캐피탈 등 자회사 3곳의 유상증자에 나선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 은행은 물론, 증권도 증자 요인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경쟁력 강화를 위해 중장기적으로는 인수합병(M&A)에 나설 뜻도 있음을 시사했다.
신 회장은 지난 6월 농협금융지주 회장에 선임될 당시 '모피아(재무관료 출신)'와 'PK(부산ㆍ경남)' 출신 인사라는 구설에 시달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그는 결코 외부적인 개입이 없었다고 일축했다.
그는 "당시 회장추천위원회에 내가 먼저 오해가 생길 수 있지 않겠냐고 물었는데 오히려 공직을 그만둔 지 10년이 넘은 사람이 무슨 걱정이냐는 말을 들었다"면서 "선임 과정에서 외부에서의 어떠한 개입이 없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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