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한대화 감독의 중도 퇴진. 한화 구단은 한용덕 수석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임명, 남은 시즌을 마무리한다. 후임 사령탑은 시즌 뒤 물색한다. 물망에는 다양한 후보가 올랐다. 가장 유력한 건 이정훈 천안북일고 감독이다.
이정훈 감독은 한대화 감독의 경질설이 돌 때마다 차기 수장으로 거론돼왔다. 탄탄대로를 걷는 대표적인 한화(전신 빙그레 포함) 출신 지도자인 까닭이다. 1987년 빙그레에서 프로에 데뷔한 이 감독은 1991년과 1992년 타격왕에 오르며 프랜차이즈 스타로 거듭났다. 삼성, OB(현 두산) 등을 거쳐 1997년 은퇴를 선언한 뒤에는 바로 해외 연수를 받으며 지도자 변신을 꾀했다.
출발부터 순조로웠다. 한화 타격코치를 담당한 1999년, 선수단은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지도력이 집중 조명된 건 그로부터 10여년 뒤였다. 2008년 말 천안북일고 사령탑에 올라 선수단을 고교야구 최강팀으로 만들었다. 지난 6월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등 전국대회 3회 우승을 이끌었다. 특유 카리스마로 개개인의 기량 상승은 물론 탄탄한 팀워크를 구축한다는 평이다.
실제로 지난 2013 프로야구 신인선수 지명회의 1라운드(우선 지명 포함)에서 천안북일고는 윤형배(NC), 강승호(LG), 김인태(두산) 등 3명의 프로를 배출했다. 이 감독은 8월 30일부터 9월 8일까지 잠실, 목동구장 등에서 열리는 제25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선수단의 수장으로 나서기도 한다.
한화 구단의 눈길을 사로잡는 요소는 하나 더 있다. 천안북일고는 한화 그룹의 재단이다. 더구나 이 감독은 이미 한화 관계자들 앞에서 지도력을 검증받았다. 지난해 11월 대전구장에서 가진 한화 2군과의 친선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당시 이 감독은 윤형배, 김인태 등 주전들을 출전시키지 않았다. 주축을 이룬 건 예비 2학년들이었다.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는 “천안북일고 지휘봉을 쥔 뒤부터 이 감독과 한화의 교류가 잦았다”며 “당장 수장 제의를 고사한다 해도 한화 수뇌부가 직접 나선다면 달라질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어 “함께 후보로 거론되는 김성근 감독은 관련 종사자와 팬들의 바람에 불과하다”라고 덧붙였다.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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