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여성 건강의 적신호, 자궁경부암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37초

자궁경부암은 유방암에 이어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여성에게 많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사전 검진을 정기적으로 하면, 발견하기가 크게 어렵지 않다. 조기에 발견되면 치료율도 높다. 조기 발견을 위해 20대부터 1년에 한번씩 정기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남매를 둔 최선화(30, 가명) 씨는 요즘 걱정이 많다. 건강에 대해 어느 정도 자신은 있었지만, 결혼과 육아로 20대를 지내다 보니 벌써 건강에 이상이 오는 듯했다. 며칠 전, 잡지에서 여성 질환에 관련된 기사를 보고 건강검진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최 씨는 둘째의 육아를 어느 정도 마치고 직장에 복귀해 바쁘게 생활해 오다 1년 전 뜻하지 않은 임신으로 중절수술을 받았는데 그 후 약간씩 출혈이 있었기 때문이다. 처음엔 직장생활로 인한 스트레스가 많아져 몸이 약해진 탓이라고만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 않았다. 그러나 성관계 후 출혈이 심했고 허리도 끊어질 정도로 아팠다. 자궁경부암에 대해 들은 적이 있는 최 씨는 남편과 상의 후 곧바로 병원을 찾았다. 다행히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결과에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건강에 소홀했다는 생각에 여성질환에 대해 꼼꼼하게 체크하기로 했다.


전 세계적으로 여성에게 발병하는 암은 유방암에 이어 자궁경부암이 2위를 차지할 만큼 흔한 암이다. 특히 아시아에서는 발병률이 세계 평균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매년 전 세계적으로 50만 명이 자궁경부암 진단을 받으며, 국내에서도 매년 약 4000명 정도가 새롭게 자궁경부암에 걸린다고 알려졌다. 여기에 자궁경부암 전암 단계에 있는 사람들의 수는 약 10배로 추정된다고 하니 그 수는 더욱 많아진다.

자궁경부암 증상은 특별한 징후나 증상이 없으며, 자궁경부암으로 진행한 단계에 이를 때까지도 자각 증상이 없다. 하지만 비정상적인 질 출혈, 성교 후 출혈, 이례적인 질 분비물, 골반통 등 증후가 있다면 자궁경부암을 의심해 봐야 한다. 또한 증상이 있기 전에 자궁경부암 검진을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만약 자궁경부암 진단을 받은 경우라면 암이 꽤 많이 진행됐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미리 정기적으로 암검사, 즉 자궁경부 세포진 검사를 받아야 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자궁암은 대개 자궁경부암을 가리키는 말이며 주로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면역기능이 저하된 여성, 성관계가 문란한 경우의 여성, 다른 성병을 앓고 있는 여성, 자궁경부암 선별검사인 세포진 검사를 받지 않는 여성에게 발견되기 쉽다.


자궁경부암 검사는 질 속에 있는 자궁의 입구(경부)에서 분비물을 채취하는 세포검사를 한다. 초음파와 내시경을 통해 질 내부를 진단해 그 결과에 따라서 예방효과 차원으로 백신 접종을 하면 된다. 하지만 자궁경부암을 뒤늦게 발견하면 자궁적출 수술을 하게 된다. 수술과 항암 치료 후에도 암이 재발해 생명을 잃는 경우도 있지만 다행스럽게도 자궁경부암은 조기검진만 제대로 받는다면 전암 단계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암 정복 역사상 그 원인이 밝혀진 암이라는 점에서 누구나 예방할 수 있다.


자궁경부암은 조기에만 발견하면 얼마든지 치료할 수 있다. 암중에서도 예후가 가장 좋은 암이다. 조기발견에 의한 치료는 약 99%의 완치율을 보인다. 자궁경부암의 병기는 1기에서 4기까지 분류돼 있고, 각 병기에 따른 치료 원칙이 정해져 있다. 1~2기 초반엔 수술이나 동시화학방사선요법이 모두 가능하며 높은 완치율을 보인다.


2기 말 보다 더 진행된 암은 동시화학방사선요법이 시행되며 수술 후 병리 검사의 결과에 따라 보조적인 치료법으로 항암제 투여와 방사선 치료를 함께 시행하는 화학방사선요법이 필요할 수도 있다.


치료 후 5년 생존율은 1기 초의 경우 100%도 가능하지만 1기 말은 80~90%, 2기 초는 70~80%, 2기 말은 60~65%, 3기는 35~45% 정도로 점점 낮아진다. 4기에 암이 발견되는 경우에는 치료에도 5년, 생존율이 15%일 정도로 심각한 암이다.


현대여성들은 육아와 직장생활로 강한 스트레스에 노출돼 있다. 이 때문에 몸의 이상신호를 간과하기도 하고 바쁘다는 핑계로 몸에 소홀한 경향을 보이는데 그건 현명한 행동이 아니다. 조기발견이 중요한데 20대부터는 누구나 여성질환에 대해 관심을 두고 1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을 것을 권한다.


여성 건강의 적신호, 자궁경부암
AD

박세진 | 서울스카이병원 원장(산부인과 전문의)
·서울대학교 의대 졸업
·서울대학교병원 수련의
·강원대학교 의과대학원 석사
·前 서울내과외과 건강검진센터 산부인과 과장
·대한산부인과학회 정회원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