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지난 베이징 올림픽 때 TV 같은 가전 제품의 매출이 크게 늘어 올해도 어느 정도는 기대는 하고 있습니다."
서울 시내 대형백화점 가전매장 직원의 말처럼 유통업계가 런던올림픽을 바라보는 기대치는 상당하다. 깊어진 불황에 소비침체가 계속되면서 굳게 닫힌 소비자들의 지갑이 열리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실제 지난 베이징 올림픽 당시 관련 제품에 대한 소비수요가 일반 제품으로 확대돼 브랜드 전체의 매출을 끌어올리는 분수효과를 일으킨 바 있어 런던올림픽으로 매출 활성화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이 올 6~7월 매출을 분석한 결과 브랜드별로 내놓은 올림픽 한정 상품이 품절되거나 거의 소진되는 등 올림픽 특수를 맞아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3일부터 판매된 MCM 올림픽 에디션 백팩은 손연재 등 셀러브리티들의 공항 패션에 노출되며 비교적 고가(55만5000 ~67만5000원)임에도 불구하고 일주일만에 매장에 입고된 100여점이 모두 완판됐다.
또한 빈폴, 타미힐피거, 르꼬끄 스포츠 등 의류 브랜드에서 올림픽을 기념해 각국 국기나 개최지를 프린트한 피케 티셔츠의 일부 제품은 품절돼 3차에 걸쳐 리오더(재생산) 되기도 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2008년 7월 베이징올림픽 당시에도 매출이 전년 대비 8.9% 신장했고, 8월은 16% 신장한 바 있다.
패션업체들도 불황의 그늘 속에서도 반짝 '올림픽 특수'를 누리고 있다. 특히 영국 국기 등을 디자인에 반영한 올림픽 모티브 제품들이 인기다.
올림픽 단복을 디자인한 제일모직 빈폴이 선보인 '런던 에디션 라인'은 출시 일주일 만에 빈폴 티셔츠 판매율의 2배를 넘어섰다.
LG패션 헌터에서 런던 올림픽을 겨냥해 출시한 '오리지널 브릿'은 6월 한 달 간 약 50% 가량의 판매율을 보였다. 이달 들어 20일 남짓한 기간 동안 200여 족 가량이 판매돼 영국 본사에 리오더를 요청하는 등 스페셜 라인임에도 불구, 폭발적인 판매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번 런던올림픽에 참가하는 국가대표팀 유니폼(스포츠단복)을 총괄제작한 스포츠 브랜드 휠라(FILA)도 7월 중순 이후 주 매출이 전주 대비 10% 가까이 늘었다.
휠라 관계자는 "이용대, 남현희, 왕기춘선수 등 올림픽 메달유망주들이 휠라 단복을 입고 촬영한 컷이 공개되고 지난 주말 예능프로(런닝맨) 올림픽 특집 PPL 효과가 크다"며 "이번주부터 매장과 본사로 단복 구매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외식과 호텔업계도 올림픽을 겨냥해 펼치는 이색마케팅이 효과를 보이며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스무디킹이 국내 리듬체조 선수 손연재의 이름을 따 선보인 '손연재 스무디'는 올림픽이 다가올수록 매출이 증가해 지난 16일부터 22일동안 판매량이 전주 대비 40% 상승했다.
올림픽 공식 후원 레스토랑인 맥도날드는 각 대륙을 대표하는 메뉴로 구성된 '올림픽 5대륙 6메뉴'를 선보여 전체 매출까지 끌어올리는 효과를 보고 있다.
호텔가 역시 올림픽 특수를 노린 각종 프로모션에 한창이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여름에는 휴가철이라 도심 공동화현상이 나타나 고객이 쑥 빠지지만, 그래도 이번에는 올림픽 프로모션이라는 이슈가 있어서 성수기 대비 20%포인트 떨어진 것에 그쳐 양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주류 업계도 올림픽 특수를 기대하는 상황이다. 한국주류산업협회 출고자료에 따르면 남아공월드컵이 개최된 지난 2010년 6월 한달 동안의 국내 맥주 출고량은 전년대비 7.8% 증가했다. 당시 2010년 상반기 출고량이 4.7% 줄어든 것을 보면 월드컵 효과가 맥주출고량에 많은 영향을 미쳤음을 알 수 있다.
맥주업계 관계자는 "올해 런던올림픽 특수로 맥주 출고량이 많게는 10% 가량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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