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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숨바꼭질 롯데그룹 1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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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국내 기업들의 조세피난처 활용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대표적 내수기업인 롯데그룹이 조세피난처에 가장 많은 법인을 두고 있어 뒷말이 무성하다.


24일 재벌닷컴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정한 조세피난처 44개국 가운데 국내 재벌그룹이 총 47개의 법인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롯데 13개, 현대차 5개, 현대중공업 5개 등의 해외 법인을 조세피난처에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와 삼성은 각 4개와 3개다.

합법적으로 신고된 조세피난처의 투자금액은 24조원에 이르고 조세피난처에 설립한 국내기업의 페이퍼컴퍼니(서류상 회사)는 5000여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외 재산도피와 자금세탁 적발건수도 4년 새 10배 이상 늘었다.


조세피난처는 세금이 없거나 세율이 낮은 국가 혹은 세법 적용상의 투명성이 결여된 나라를 의미한다. 또 다른 나라의 정부기관과 정보공유가 제한되는 국가도 해당된다. 기업들이 이 같은 나라에 법인을 설립해 자금을 융통하면 우리나라에서 적용받는 각종 세금을 회피할 수 있다. 때문에 이들 국가를 대표하는 명칭도 '조세피난처'로 붙은 것.

OECD 기준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현재 총 9개 해외 법인을 조세피난처인 '버진제도'에 두고 있다. 중남미 카리브해와 대서양이 맞닿아 있는 섬 나라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롯데마트가 중국에 진출하면서 인수한 타임스와 롯데홈쇼핑이 중국 사업을 위해 인수한 럭키파이, 호남석유화학이 인수한 타이탄 등이 기존 법인을 버진제도에 설립해뒀기 때문에 법인이 해당 지역에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머지 4개법인이 있는 아프리카 모리셔스와 중남미의 케이만군도는 OECD가 지정한 조세피난처에는 포함되지 않는 나라들이지만 관세청은 이들 국가를 조세피난처로 분류하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모리셔스는 타이탄을 인수하면서 생긴 법인이고, 케이만군도에 있는 법인도 타임스(1개), 럭키파이(2개)를 인수하면서 생긴 법인"이라며 "조세를 회피하기 위한 목적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롯데가 조세피난처에 근거한 회사들을 집중 인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또 해외 기업을 인수한 이후에도 해당 법인을 이동시키지 않고, 조세피난처에 그대로 둔 것은 '조세회피'에 암묵적으로 동의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안종석 한국조세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업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조세 회피가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조세회피 규모가 중국과 러시아 다음으로 우리나라가 많은 것으로 집계됐는데 그 규모가 과거에 비해서 더 커지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윤재 기자 gal-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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