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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해법 있다?]유로존 ‘비틀’하자 글로벌 경제 ‘휘청’

시계아이콘읽는 시간3분 6초

유로존 재정위기 글로벌 경제 흔들린다

[한국경제 해법 있다?]유로존 ‘비틀’하자 글로벌 경제 ‘휘청’ 유로존 위기의 확산을 막지 못하면 대공황으로 치닫을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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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이후 막대한 유동성을 풀면서 살아나는 듯했던 글로벌 경기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일부 국가의 재정위기로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포르투갈(Portugal), 이탈리아(Italy), 그리스(Greece), 스페인(Spain) 등 일명 PIGS로 불리는 국가들의 재정위기가 유로존 전체로 들불처럼 번지면서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 경제를 저성장으로 내몰았다. 또 시간이 지나면서 먹구름은 중국과 인도, 브라질 등의 수출에 악영향을 미치며 신흥국 경제를 삼켜버릴 태세다.

‘PIGS’의 악령 “퍼펙트 스톰 몰고 올 것”
비관론자들은 세계 경제에 불고 있는 위기의 징후를 볼 때 봉합할 수 있는 단계는 지났으며, 대공황까지 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 지난 2008년 금융위기를 예견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바 있는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내년 세계 경제에 ‘퍼펙트 스톰’이 몰아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루비니 교수는 내년 유럽 채무위기가 최고조에 달하고 미국경제의 침체 국면 지속과 중국 경제의 경착륙, 인도와 브라질 등 신흥국의 경기 하락, 이란 핵개발로 인한 군사적 긴장이 세계 경제를 뒤흔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석동 금융위원장도 지난달 초 유럽 재정위기가 1929년 대공황 이후 세계 경제에 가장 큰 충격을 줄 것이라고 예견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09년 10월 유럽 남부에 있는 작은 나라 그리스에서 시작한 유럽 재정위기가 유로 경제 중심국인 스페인의 금융위기로 번지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같이 경고했다.

2011년 기준 그리스의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3000억달러로 스페인 1조5000억달러의 5분의 1에 불과하다. 유럽 은행의 그리스에 대한 익스포저는 905억달러에 그치고 있지만 스페인은 5129억달러로 그리스의 6배나 된다. PIGS 국가들의 단순한 재정위기라면 세계 각국의 공조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위기가 유로존 중심국가의 성장을 떨어뜨려 은행권의 부실을 초래하고, 이것이 확대되면서 전 세계로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그리스 등의 재정위기는 유로존 3위의 경제 대국인 스페인 은행위기로 옮겨갔고, 시간이 지나면서 세계 경기에 영향을 끼쳐 각국의 경기를 급속히 악화시키는 결과를 만들어 내고 있다. 우리나라 금융당국의 수장조차 “유럽의 재정위기가 자본주의 역사상 최악의 상황을 만들었던 대공황에 버금가는 불황을 가져오고 있다”고 진단한 것은 위기가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ESM 스페인 은행 직접지원 합의…위기는 여전
그리스와 포르투갈, 아일랜드 등의 구제금융에 이어 유로존 경제 대국인 스페인까지 전염되면서 구제금융을 신청하게 됐다. 독일과 프랑스 등 유로존을 이끌고 있는 나라들은 스페인의 전면적인 구제금융은 시장 붕괴 가능성이 높다며 유로안정화기금(ECB)이 스페인 은행에 직접 1000억유로의 자금을 수혈하도록 했다. 이 덕분에 그리스에서 스페인으로 번진 유로존 위기는 잠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듯했다.


[한국경제 해법 있다?]유로존 ‘비틀’하자 글로벌 경제 ‘휘청’ 유로존 위기로 인해 세계경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사진은 유럽중앙은행 전경).


그러나 핀란드와 네덜란드 등에서 재정위기국 은행의 직접지원 반대와 독일 국민의 거센 반발 여론에 부딪혀 당초 기대했던 발 빠른 위기 방지 대책의 합의가 늦어지고 있다.


게다가 당초 5000억유로의 규모의 자금을 모아 이달 출범하기로 했던 유럽 구제금융펀드인 재정안정기구(ESM)가 독일 정치인들이 제기한 ‘독일의 ESM 출자 위헌’과 ‘비준 중단 가처분 신청’ 등 소송에 휘말리며 위험이 지속하고 있다. 독일은 ESM에 27%를 출자하고 있는 최대 지분 보유국이다.


낙관론자들은 독일 헌재가 위헌 소송을 기각할 것이고 결국 ESM이 출범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상황은 결코 녹록치 않다. 독일 국민의 정서로 볼 때 비준 중단이 기각되고 위헌 소송을 내릴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만약 독일 헌재가 위헌 결정을 내리면 ESM 출범은 요원해지고 글로벌 금융시장은 요동칠 것이고, 이는 위기를 겪고 있는 그리스, 스페인 등을 유로존에서 밀어내고 종국에는 대공황으로까지 치달을 가능성이 높다.


ESM이 출범해 스페인 위기가 차단된다고 하더라도 위기가 사그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이는 구제금융을 받은 국가들의 강력한 긴축으로 인해 상당기간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고 이는 세계 경기의 침체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로존 위기 美·中 등 세계로 전이…전망치 줄줄이 하향
유로존 일부 국가들의 재정위기는 미국과 중국, 신흥국 등 전 세계 실물경제로 전이되고 있다. 실제 그리스와 스페인의 위기는 독일과 프랑스 등 유로존을 이끌고 있는 대표 국가와 미국·중국의 경기 침체를 초래하고 있다.


[한국경제 해법 있다?]유로존 ‘비틀’하자 글로벌 경제 ‘휘청’

전문가들은 유로존 재정위기가 세계 경기둔화와 위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국제 기구들은 미국이 높은 실업률을 지속하면서 경기 회복세가 둔화하고 저성장이 고착화될 수 있다고 지적하며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속속 낮춰잡고 있다. 실제 메릴린치와 골드만삭스는 1.1%, 도이체방크 AG는 1% 등 저성장 기조를 유지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역시 미국 경제의 둔화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정체국면에 빠져들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경제가 더블딥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줄곧 긍정론을 펼쳐온 버핏이 미국 경제에 다소 비관적인 견해를 보였다는 점은 주목할만한 대목이다.


세계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중국 역시 유럽으로의 수출이 급감하면서 고성장세가 꺾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경착륙 우려로 시장이 요동쳤던 중국 역시 2분기 7.6%로 낮아졌다. 이는 지난 2011년 1분기 9.7%로 고점을 찍은 뒤 2분기에는 9.5%, 3분기에는 9.1%, 4분기는 8.9%, 2012년 1분기 8.1, 2분기 7.6%로 급락한 것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제는 현재가 아니라 미래다. 중국의 향후 경제가 8%대로 회복하고 기조가 이어진다는 희망 섞인 목소리가 높지만 일부 저명한 학자들은 하향 곡선을 그릴 수 있는 여지가 많다고 지적한다. 중국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그린 중국 경제학자인 정신리(鄭新立) 국제경제교류센터 부이사장이 “중국 경제의 2분기 7.6% 성장이 바닥이라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며 우려를 표한 것은 리스크가 여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의 저성장 지속과 중국의 성장 하방 위험이 커지면서 세계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도 낮아지고 있다. 실제 IMF는 올해와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을 각각 3.5%, 3.9%로 전망하면서 경기회복세가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선진국 경제성장률 역시 올해 1.4%, 1.9%의 저성장이 예고된다고 내다봤다. 신흥국도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당초 예상보다 0.1% 포인트 낮춘 5.6%, 내년에는 전망치보다 0.2% 포인트 하락한 5.9%로 예측했다. UBS증권도 지난달 유로존 위기가 전 세계 실물경기에 영향을 미치면서 올해 2.8%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둔화세가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은행(WB)도 전 세계 모든 나라가 유로존 위기의 영향을 받아 세계 경제성장률이 1.5%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심지어 중국과 브라질 등 신흥국의 경제성장률이 4% 포인트 낮아지고 세계 경기가 후퇴하는 현상이 촉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로존 재정위기 확산 왜?


PIGS 국가들의 재정위기는 유로존 국가의 통합으로 인한 단일화폐(유로화)를 사용하며 시작됐다. 북유럽과 남유럽의 통화가 단일화되면서 독일 등 북유럽 국가보다 상대적으로 가난했던 남유럽 국가들의 통화가치가 높아지면서 유동성이 시장을 지배했다. 값싼 유동성은 그리스와 포르투갈 등 정부의 과도한 복지정책을 유지해 국민에게 풍요로운 삶을 누리게 했다.


수년 동안 시중에 풀인 막대한 돈은 집값 등의 부동산 등 자산 버블을 만들었다. 부동산에 형성된 버블은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하면서 세계적인 금융위기와 함께 터져버렸다. 실제 이들 나라의 부동산 가격은 30% 이상 급락했고 유럽 은행들은 부동산 대출로 인한 부실을 떠안게 됐다. 게다가 그리스 정부의 분식회계 사건까지 터지면서 신용도가 급락하고 국채 가격이 폭락하면서 위기가 들불처럼 번졌다.


현재 그리스는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연합(EU)으로부터 1·2차에 나눠 각각 1100억과 1300억유로의 구제금융을 받기로 했다. 포르투갈과 아일랜드도 재정적자와 부동산 버블 붕괴로 IMF와 EU 등에 각각 780억, 675억유로에 달하는 구제금융을 요청했다. 스페인도 1000억유로에 달하는 자금을 은행권에 직접 수혈받기로 했다.


이코노믹 리뷰 홍성일 기자 hs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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