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근본적으로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이기 때문에 무조건 자유무역협정(FTA)을 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회의적"이라며 정부의 FTA를 통한 대외개방 정책을 비판했다.
안 원장은 19일 출간한 '안철수의 생각'에서 "(FTA와 관련해) 처음 생각했던 것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신중하게 따져볼 시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FTA를 통한 고용창출의 효과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주장했지만 근거 자료는 인용하지 않았다.
이어 "동시다발적으로 새로운 FTA를 추진하면 이익보다 피해를 키울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안 원장은 "스파게티 보울 이펙트라고 해서 동시다발 FTA를 하는 경우 협정내용이 복잡하게 돼 유지관리비용이 많이 든다"고 설명했다.
안 원장은 또 "정부가 FTA에 대해 자화자찬과 장밋빛 전망만 강조했는데 그런 전망이 얼마나 들어맞았는지 꼭 점검해야 한다"며 "문제가 있다면 그런 전망을 내놓은 기관에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한미ㆍ한EU FTA 발효 후 관세혜택 품목을 중심으로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미FTA 발효 후를 따져보면 대 세계 수출은 소폭 줄었지만 대미 수출은 8.4% 늘고 현지 시장에서 점유율이 늘어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난 것은 사실이다. 한EU FTA 발효로 유럽시장 수출품목 가운데 자동차ㆍ석유제품ㆍ차부품 등 관세혜택 품목은 수출이 늘었다.
현재 협상중인 한중FTA에 대해서는 뚜렷한 찬반을 내비치기 보다는 "식량안보에 대한 개념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제 막 협상이 진행중인 만큼 원론적인 수준에서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안 원장은 지난 3월 발효된 한미FTA에 대해서는 "폐기보다 면밀한 분석을 통해 수정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적극적인 재재협상을 벌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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