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원수 칭호를 받았다고 18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가 일제히 전했다. 사실상 군부 최고지위를 부여받은 것으로 최근 군부 내 주요 인선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북한 매체는 이날 오후 12시 당 중앙위원회와 국방위원회 등의 명의로 이같은 사실을 발표했다. 원수는 북한 군부에서 대원수에 이어 가장 높은 계급으로 김일성ㆍ김정일만이 대원수인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가장 높은 지위다. 이어 차수와 대장ㆍ상장ㆍ중장ㆍ소장 등이 있다.
지난 2010년 9월 공식적으로 후계자로 등장할 당시 대장 칭호를 받은 김정은은 이번에 바로 윗 단계인 차수를 건너 뛰고 원수를 달았다. 김정은 외에 빨치산 출신 리을설이 원수 칭호를 유지하고 있지만 고령(90)인 점을 감안하면 명실상부한 군부 내 최고에 올랐다는 점을 대내외적으로 공표한 것이다.
북한은 앞서 지난 15일 차수였던 리영호 총참모장을 전격 경질한데 이어 17일에는 대장인 현영철이 차수로 진급했다고 발표했다. 김정은의 최측근으로 부상한 최룡해를 비롯해 김정각 인민무력부장, 김영춘 국방위 부위원장 등 현재 북한 인민군 내 차수는 9명 정도다.
김정은의 진급으로 북한 군부 내 주요 인선은 마무리 된 것으로 분석된다. 정통 군인 출신의 리영호가 실각하고 젊은 현영철이 차수로 고속 승진하면서, 북한 지도부 내에서는 권력을 둘러싼 다툼이 벌어지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북한은 김정은의 군부를 장악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기 위해 하루 단위로 연이어 관련내용을 발표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김정은과 함께 대장칭호를 받은 최룡해가 지난 4월에, 현영철이 최근 차수 칭호를 받은 만큼 군 수뇌부에 대한 권위 유지 차원에서 더 이상 원수 칭호를 미룰 수 없었을 것"이라며 "리영호 해임 후 군부에 동요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서 김정은이 군부를 더 안정적으로 장악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김정은이 받은 '공화국 원수'는 일반 군 지휘관이 받는 '인민군 원수'와는 다른 것"이라며 "기존 북한군 수뇌부보다 낮은 대장계급을 갖고 있던 모순이 해결돼 군부 장악력이 더 커졌다"고 분석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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