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김민영 기자]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기술유출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LG디스플레이에게 기술 유출사건과 관련해 책임자 처벌과 경영진 사과를 요구하자 LG디스플레이는 삼성디스플레이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겠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16일 삼성디스플레이는 서울 서초동에서 기자 브리핑을 열어 "기술 유출사건에 가담한 LG디스플레이 관련자 및 책임자에 대한 강력한 인사 조치와 퇴사조치 등은 물론 경영진의 성의 있는 사과를 바란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지난 13일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TV 기술을 빼돌린 혐의로 LG디스플레이의 전무를 포함한 임원급 3명 등 총 4명, LG디스플레이의 협력회사 YAS의 전무 1명과 LG디스플레이와 YAS 법인을 기소한 바 있다.
심재부 삼성디스플레이 커뮤니케이션팀 상무는 "LGD가 탈취해간 기술은 1조2000억원의 개발 비용 뿐만 아니라 수많은 실패와 시행착오가 담겨있다"며 이것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규모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 삼성디스플레이측은 손해배상을 포함한 민사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LG디스플레이가 전사 차원에서 기술 유출을 계획한 게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는 "생산총괄을 담당하는 임원부터 사업전략 팀장, 인사팀장 등이 이번 사건에 공모했다며 구체적으로 누구라도 말할 수 없지만 전사적인 차원에서 기술 탈취가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삼성이 이날 오전 기자 브리핑을 열고 강경한 입장을 표명하자 LG디스플레이도 즉시 브리핑을 열고 반박에 나섰다.
이방수 LG디스플레이 전무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기자들에게 "삼성이 사실과 다른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며 "삼성은 경쟁사 흠집내기를 중단하고 품위 있는 선의의 경쟁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무는 "이번 검찰 조사는 기존 경찰에서 기소 의견으로 송치된 것보다 기소 범위가 대폭 축소된 결과"라며 "이는 검찰수사결과 이들의 범죄성립 가능성이 없다고 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의 주요 영업비밀 사건에서는 관계자들이 대거 구속 기소됐지만 이번 건은 LG디스플레이측 임직원 중 단 한 명도 구속 기소된 사람이 없다"며 "이 사건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사건의 의미, 규모, 심각성 등을 과장해 비즈니스 측면에서 이용한 것일 뿐 중대한 사건이 전혀 아님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쟁사인 삼성에 대해 LG디스플레이는 "사실과 다른 악의적인 정보로 검찰 수사에 영향을 미치려 시도해 왔다"며 "회사 및 임직원의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된 데 따라 적절한 시점에 삼성디스플레이측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해 그 책임을 묻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창환 기자 goldfish@
김민영 기자 arg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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