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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곳곳 파고드는 中 풍력발전업체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12초

[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전세계 양대 풍력발전시장인 미국과 유럽이 경기둔화 등으로 위축된 틈을 타고 중국 풍력발전업체들이 신흥시장국·아프리카 등을 무서운 속도로 잠식하고 있다.


16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 풍력터빈 제조사들은 최근 5년간 빠른 속도로 성장해 이제는 전세계 풍력발전시장에서 가장 규모가 큰 업체들의 반열에 올라섰다. 침체에 빠진 미국과 유럽을 떠나 신흥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면서 중국 업체들은 지난해 전세계 풍력터빈 매출의 30% 이상을 차지할 정도에 이르렀다. 올해 전세계 풍력발전시장 규모는 600억유로에 이를 전망이다.

지금까지 중국 풍력발전업체들은 자국내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해 왔다. 중국은 전세계에서 가장 큰 풍력발전 시장이다. 그러나 중국 내 전력사업자들 간 경쟁이 심화되고 새 터빈제품의 인증이 지연되는 등의 문제로 중국 시장 성장세가 정체를 보이자 중국 기업들은 해외로 눈을 돌렸다. 여기에 미국-중국 간 무역갈등과 중국산 제품에 대한 반덤핑 과세, 유로존 부채위기 심화 등은 미국과 유럽 외 나라로 향하는 동기가 됐다.


현재 풍력발전시장은 전세계 산업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분야다. 중국 풍력발전업체들은 가격경쟁력과 정부를 등에 업은 자금력을 바탕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인 풍력발전기업 시노벨이나 골드윈드는 각각 시장점유율 기준 세계 2위와 3위를 차지할 정도다.

이에 따라 비교적 규모가 작은 신흥국·개발도상국 풍력시장의 파이를 뺏기 위해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다. 중국 4위 터빈업체인 밍양의 장촨웨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부터 태양광과 풍력 발전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이는 개도국에 집중할 절호의 기회라고 보고 있다”면서 “중국 밖에서는 인도가 가장 빠르게 성장해 현재 세계에서 가장 활성화된 시장”이라고 말했다.


밍양은 최근 인도 릴라이언스그룹과 손잡고 글로벌윈드파워 지분 55%를 2500만달러에 인수했다. 이를 통해 인도에 2.5기가와트(GW) 전력을 생산하는 태양광·풍력발전 종합단지를 건설할 계획이다. 밍양의 전세계 수주 실적은 16배가 뛰었다.


아직까지 아프리카와 중동지역은 2011년말 기준으로 전세계 풍력발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미미한 수준이며, 중남미도 1.3%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만큼 시장이 성장할 여지가 크다. 에너지산업컨설팅업체 아주어(Azure)의 세바스찬 메이어 연구원은 “이미 북미와 유럽의 풍력발전시장은 포화상태에 이르렀으며, 향후 수십년간은 신흥시장국이 주 성장동력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에두아르도 타부시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 풍력부문애널리스트는 “중국 기업들과 서구 기업들 간 기술 격차가 여전히 크며, 미국·유럽기업들만큼의 유지·보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지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관련 기술을 놓고 특허권 분쟁이 벌어지는 것도 중국 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시노벨의 경우 미국 부품업체 AMSC가 특허 침해 소송을 걸었다. 이 때문에 시노벨은 아일랜드에 건설하려 한 1GW급 발전시설 프로젝트를 연기해야 했다.


그러나 서방 업체들보다 20~30% 가량 저렴한 가격은 여전한 매력이다. 케이틀린 폴락 IHS 애널리스트는 “올해 중국 풍력발전업체들의 매출 성장세는 꺾이지 않고 있으며, 낮은 가격을 무기로 시장에서 확실한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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