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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인프라, 뒤통수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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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 대형 컨테이너선 발주사 왜 바꿨나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현대중공업이 최근 수주한 대형 컨테이너선의 발주사가 당초 알려진 한국인프라자산운용(KDB인프라)이 아닌 그리스 선주사로 바뀌면서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DB인프라는 대만 선사인 에버그린과 1만3800TEU(20피트 표준 컨테이너 단위)급 컨테이너선 10척의 발주 및 용선 계약을 놓고 최근까지 협상을 벌여왔다. 이번 발주를 위해 KDB인프라는 12억달러(약 1조4000억원)가 넘는 자금을 조달해 에버그린에 투자확약서(LOC)를 발송했다. 그러나 에버그린은 KDB인프라가 아닌 그리스 선주사와 발주 계약을 맺었다.

업계에서는 에버그린이 용선료를 깎기 위해 KDB인프라보다 유리한 조건을 제시한 그리스 선주를 선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KDB인프라는 대규모 자금조달까지 완료했음에도 불구하고 에버그린의 일방적인 계약 파기로 피해를 입게 됐다. KDB인프라는 현재 대만 현지에 실무진을 파견해 에버그린 측과 접촉 중이다.


송재용 KDB인프라 사장은 "에버그린에서 자꾸 계약 조건을 바꿨다"며 "심혈을 기울인 건이고 LOC까지 보냈는데 계약이 무산돼 대응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에버그린 측에 담당 직원들을 보내 놓은 상태"라며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통보 받지는 못했다"고 덧붙였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이번 컨테이너선은 원래 에버그린이 직접 발주를 하려고 한 건데 자금이 부족해 KDB인프라를 중간에 껴서 용선 협상을 해온 것으로 안다"며 "KDB인프라가 제시한 용선료가 마음에 들지 않아 그리스 선주와 계약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에버그린이 현 시세보다 낮은 일일 5만달러 수준의 용선료를 요구하는 등 무리한 조건을 내걸자 KDB인프라 측이 이를 거부하면서 양측의 계약이 틀어졌다는 관측이다.


산은금융지주 계열사로 2003년에 설립된 KDB인프라는 국내 최초 인프라펀드 전문 자산운용사다. 산은금융이 84.2%의 지분을 갖고 있고 우리은행(9.9%)과 교보생명(5.9%)이 출자했다. 도로ㆍ철도ㆍ항만 등 사회기반시설은 물론 발전ㆍ에너지ㆍ선박펀드 등으로 투자 영역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2조3971억원 규모의 펀드를 운용 중이다.




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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