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투신권자금, 브라질펀드서 이탈.. 1년만에 300억달러 줄어
[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대표적 신흥시장국가인 브라질 경제 성장이 눈에 띄게 둔화되면서 ‘와타나베 부인’으로 불리는 일본 개인 투자신탁 자금이 대거 이탈하고 있다고 4일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노무라는 일본 투신자금에서 지난해 7월 1029억달러로 최고치에 이르렀던 헤알화 표시자산의 비중이 올해 5월 731억달러로 29%가 감소했다고 밝혔다. 애널리스트들은 처음에는 이같은 자금 이탈이 일시적인 것으로 판단했으나, 지금은 대부분이 헤알화의 약세 지속에 따른 추세적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불과 1년 전에 비해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브라질 중앙은행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5월까지 외국인 직접투자와 원자재 투자로 브라질에 유입된 자금 규모는 2010년 같은 기간에 비해 5배나 많은 424억달러에 이르렀다. 특히 일본 개인투자자들은 매월 40억달러를 뮤추얼펀드 등을 통해 쏟아부었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가 계속 인상됐고 원자재 가격도 강세를 보이는 한편 인프라 투자도 크게 늘었기 때문이었다. 막대한 자금이 유입되면서 달러화 대비 헤알화 가치는 지난해 7월 12년간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그러나 브라질 정부는 둔화된 성장세를 끌어올리기 위해 인플레이션 우려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8월 이후 기준금리를 계속 떨어뜨리고 있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7월 12.50%까지 인상된 이후 6월 8.50%로 4.0%포인트 인하됐다. 유로존 부채위기와 중국 경기둔화 등으로 2010년 7.59%를 기록한 브라질 GDP(국내총생산) 증가율은 올해 2.5%에 그칠 전망이다.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도 여전하다.
헤알화 가치는 1년 뒤인 지금 22% 절하됐다. 고금리에 이끌려 상당한 규모로 유입됐던 일본 투신자금이 빠져나간 것이 영향을 미쳤다. 브라질 정부가 투기 차단을 위해 통화 파생상품에 세금을 부과하는 등 자본통제의 고삐를 조인 것도 투자 매력을 떨어뜨렸다.
이에 일본 펀드자금은 브라질을 떠나 터키·호주 등으로 옮겨가고 있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 3월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과 쓰나미 피해 복구가 올해부터 본격화되면서 해외 투자 자금이 일본 국내로 돌아오고 있다. 호베르투 니시카와 이타우우니방코 이코노미스트는 “재건사업 투자로 인해 일본 국내주식형펀드가 매월 1개 꼴로 새로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토니 볼폰 노무라 이코노미스트는 “일본 펀드의 ‘브라질 쏠림’은 끝났다”면서 “이미 정상점을 지난 지금은 얼마나 더 내려갈 것인지만 남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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