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영국 런던올림픽이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다음달 27일부터 8월 12일까지 열리는 올림픽 기간이 대선후보 경선일정과 겹치면서다. 새누리당의 대선 주자들은 경선 방식에 이어 일정을 놓고 '룰의 전쟁 2차전'에 돌입했다.
7월 말 개막되는 런던올림픽은 18대 대선의 대외변수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국민적 관심이 큰 올림픽 이슈가 대선후보 경선을 비롯한 모든 정치이슈를 잠식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새누리당도 이같은 점을 고려해 경선일 연기를 검토하고 있다. 당 선거관리위원회의 대변인인 신성범 의원은 브리핑에서 "경선관리위 3차 전체회의에서 8월 런던 올림픽 등을 감안해 대선후보자 선출시한(8월 21일)을 연기할 필요가 있다는 논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른바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할 것이란 우려가 작용한 것이다.
비박 주자들은 체면을 구겼다. 그들도 비슷한 논리로 경선 연기를 주장해왔지만 그동안 지도부가 당헌·당규 개정사항이라며 미동도 없었기 때문이다. 이재오·정몽준 의원과 김문수 경기지사,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등 비박 주자들도 경선 일정 연기를 요구해왔다. 비박 단일화를 통해 대역전극 연출을 꿈꾸고 있는 이들에게는 '무관심'이 최대의 적이다. 박근혜 전 위원장에게 지지율이 한참 밀리는 상태에서 관심마저 떨어지면 반전의 기회가 사라진다는 판단이다.
박 전 위원장 측은 일단 일정 연기에 부정적이다. 경선 일정을 연기하면 현재의 구도가 흐트러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속내는 복잡하다. 경선 일정을 연기하면 현재의 구도가 흐트러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다. 경선이 올림픽에 가려 조용히 치러지면 언론노출도가 떨어져 현재의 지지율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아서다.
역대 선거에서 대형 스포츠 이벤트는 정치지형의 큰 변화를 가져왔다. 2002년 월드컵 당시 정몽준 후보를 40%의 지지율로 끌어올렸다. 전당대회 대역전극을 통해 60%의 지지율을 보였던 노무현 당시 후보는 20%대로 추락했다. 2006년에는 지방선거와 월드컵이 겹치면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의 완승을 가져왔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도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시위로 위기에 몰린 이명박 대통령에게 호재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각 대선주자의 캠프는 경선 일정 검토와 함께 올림픽 기간 동안 관심을 끌기위한 방법 마련에 분주하다. 박 전 위원장은 '현상유지'를, 비박 주자들은 '반짝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한 친박계 의원은 "박 전 위원장이 시민들과 함께 응원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만 경호 문제로 쉽지 않은 것 같다"며 고민을 털어놨다.
이민우 기자 mw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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