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한국군의 탄도미사일 사거리연장 논의가 결국 무산됐다. 한미양국이 협의안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했던 `제2차 한미 외교ㆍ국방장관(2+2) 회담'에서 의제에 포함되지 않았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개최한 회담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패네타 장관은 "미사일 사거리 연장문제는 한국 정부와 협상 중이며 협의가 꽤 진전된 상태"라고 말했다.
회담에는 우리 측에서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김관진 국방장관이, 미국 측에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리언 패네타 장관이 각각 참석했다. 양국은 이 회담에서는 한미양국이 사거리 300㎞로 제한된 우리 탄도미사일 사거리를 연장하는 협상안을 기대했었다.
김 국방장관은 이에 대해 기자회견에서 "미사일 사거리 문제는 오늘 의제가 아니었다"며 미사일사거리 연장협의 자체를 부정했다.
군 관계자는 "한쪽에서는 한반도 전역을 커버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다른 쪽(미국측)에서는 연장 문제에 신중해야 한다며 반대하고 있다"면서 "이견을 좁히기 위한 실무협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협상여부에 대해 미국 측 리언 패네타 미국 국방부 장관은 '진전'을 언급했다. 올해안에 타협가능성도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군당국은 올해안에 사거리연장을 미국과 공식적으로 합의할 수 있는 기회는 10월에 개최되는 한미 연례안보협의회의(SCM)밖에 없다.
한국은 미국과 1970년대 맺은 미사일 지침을 통해 `사거리 180㎞, 탄두 중량 500㎏ 이내의 미사일만 개발한다'는 데 합의한 뒤 2001년 사거리를 300㎞로 재조정한 뒤 현재까지 11년째 유지하고 있다.
북한은 사거리 300㎞, 500㎞인 스커드-B와 스커드-C 미사일과 사거리 1300㎞의 노동미사일을 개발해 실전배치했음에도 불구 한국은 1970년대 미사일협정에 묶여 개발을 할 수 없어 개정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특히 지난해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도발과 북한 미사일이 미국본토까지 위협하자 족쇄를 풀어야한다는 의견이 강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과 미국은 북한의 장거리미사일 위협에 대비해 한국군의 미사일 사거리를 800~1000㎞로 늘리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협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사일 지침만 개정된다면 군은 사거리 800㎞ 이상의 탄도미사일은 6개월 이내, 1000㎞ 이상의 탄도미사일은 1~2년내에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사거리 300㎞, 500㎞인 스커드-B와 스커드-C 미사일과 사거리 1300㎞의 노동미사일을 개발해 실전배치했음에도 불구 한국은 1970년대 미사일협정에 묶여 개발을 할 수 없어 개정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양국은 이번 회담에서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개발과 관련, 포괄적인 연합 방어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북한 미사일이 미국본토까지 위협하자 족쇄를 풀어야한다는 의견이 강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양국은 공동성명을 통해 "북한의 점증하는 미사일 능력에 대응해 미사일 위협에 대한 포괄적인 연합 방어태세를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키로 했다"고 밝혔다. 한미 양국은 지난 2010년 9월 효과적인 '한국형 미사일방어(MD) 구축과 운용을 위한 공동연구약정'을 체결하는 등 미사일방어 협력을 추진해왔다.
양국은 또 사이버 분야에서의 위협 증대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ㆍ군사ㆍ상업 분야의 보안정책 조율에 기여할 유관 정부부처와 기관들이 참여하는 '사이버 안보협의체'를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이어 2015년 한국으로의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정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으며, 미국은 한반도에 주한미군의 현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또 양국 장관들은 북한이 도발 행위를 자제하고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 조치를 포함해 국제적 의무와 공약을 준수하면 국제사회에 다시 참여할 길이 열려 있다고 강조하고 "북한의 말이 아닌 행동이 필요하다"는 것을 재확인했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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