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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금융사, '퇴직연금'을 퇴직시켜야할 판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9초

초저금리시대…신규 고객 없고 적립금 줄고
대형사 8곳 점유율 61%…빈익빈 부익부 심해져

[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중소형 금융회사들의 퇴직연금 운용 여건이 악화일로다. 신규 사업장을 확보하는 것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반면 초저금리 시대에 기업 고객이 원하는 수익률을 맞추는 것은 만만치 않다.


여기에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대형사와 중소형사간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심화되고 있다. 연금 적립규모가 영세한 중소형 금융기관 상당 수가 관련 사업을 접거나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중소금융사, '퇴직연금'을 퇴직시켜야할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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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4월말 현재 퇴직연금 총 적립금액은 52조 1145억원으로 전월 보다 3074억원(0.6%) 늘어났다. 이는 퇴직금 지급액이 많을 수 밖에 없는 1월을 제외할 경우 지난 2009년 10월(2829억원) 이후 가장 적은 증가 폭이다.


금감원 한 관계자는 "대부분 금융회사의 적립금액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다"며 "보험사의 경우는 오히려 퇴직연금 운용 규모가 줄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은행권의 적립금액은 25조 3986억원으로 전월 보다 2868억원 늘어난 반면 증권사와 생명보험사는 같은 기간 각각 377억원과 11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손해보험사는 215억원이 감소했다.


적립금액 이탈 규모도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 4월 퇴직급여 지급액은 1조 92억원에 달했다. 지난 2005년 퇴직연금제도가 시행된 이후 월 지급액은 4000~6000억원 수준을 유지해왔지만, 올해 1월 1조 2216억원이 빠져나가더니 3개월 만에 다시 1조원 이상이 이탈한 것이다.


대형생보사 퇴직연금사업부 관계자는 "1950년대 초반 출생한 베이비부머들의 은퇴가 시작되면서 퇴직금 지급 부담이 크게 늘어나는 것"이라며 "연금 가입자 95% 이상이 일시금을 받고 있는 만큼 시간이 갈수록 이탈 자금 규모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금융기관의 규모에 따른 퇴직연금 쏠림현상은 심각한 수준이다.


업체별 시장점유율을 살펴보면 삼성생명이 14.4%(7조 5277억원)으로 가장 높은 가운데 국민은행(9.1%), 신한은행(8.8%), 우리은행(8.1%), HMC투자증권(6.4%), 기업은행(6.3%), 하나은행(4.4%), 삼성화재(3.2%) 등이 뒤를 잇고 있다. 국내 퇴직연금 운용사가 51개 업체에 달하고 있지만, 대형사 8곳이 61%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여기엔 대형사와 중소형사간의 마케팅 비용도 한몫하고 있다. 대형사들은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해 연 5%대 이상 보장 금리에다 콘도 이용권이나 상품권 등 '특별 이익'을 제공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중소형사는 이 같은 마케팅을 꿈도 꾸지 못한다.


오히려 초저금리가 장기화되면서 기존 고객들에게 제시했던 수익을 맞추기도 버거운 상황이다. 한 소형증권사 관계자는 "신규 고객 유치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고 하소연했다.


퇴직연금 자산이 1000억원 미만으로 시장점유율 0.2%에도 못미치는 업체는 씨티은행ㆍ수협ㆍ제주은행ㆍSC은행ㆍING생명ㆍ현대라이프생명ㆍKDB생명ㆍIBK연금보험ㆍ한화손해보험ㆍ그린손해보험ㆍ신영증권ㆍNH농협증권 등이다. 




조태진 기자 tj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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