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시브 하우스 인기 힘입어 수요 급증…친환경 제품 기술력으로 승부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KCC(대표 정몽익)가 단열재 시장 수성에 나섰다. OCI, 한국보랄석고보드 등 경쟁자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KCC는 이달 말까지 김천 무기단열재 공장을 완공하고 다음 달부터 초기 생산에 들어간다. 무기단열재는 석유화학 성분이 없는 단열재를 일컫는데 KCC는 시장 점유율 50%가량인 1위 업체다. KCC는 지난 2009년 김천일반산업단지 25만3000㎡ 부지에 3000억원을 들여 신공장들을 설립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번에 1차 성과가 나오는 셈이다.
KCC는 김천공장에서 단열재의 일종인 세라크울을 생산할 예정이다. 세라크울은 기존 단열재보다 방화능력이 뛰어나 친환경ㆍ고품질 제품으로 평가된다. 현재 KCC는 전주공장에서 매년 6000톤 가량의 세라크울을 생산 중인데 이번 완공을 통해 생산량이 2배 가까이 늘어나며 국내 생산량의 65% 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월 한국보랄석고보드가 단열재 시장 진출을 선언하며 시장 경쟁은 치열해졌다. 이 회사는 KCC와 국내 석고보드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그만큼 자체 기술력이 있다는 소리다. 한국보랄석고보드는 "사업 다각화의 일환으로 단열재 진출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010년에는 국내 폴리실리콘 1위 업체인 OCI가 단열재 시장에 들어오며 KCC를 긴장하게 했다. 같은 해 전북 익산에 진공단열재 공장을 완공한 이 회사는 현재 고기능 진공단열재 '에너백'을 생산 중이다.
경쟁사가 하나 둘 늘어나는 건 단열재 시장이 지닌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국내 시장 규모는 1조7000억원인데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최근 들어 친환경 건축물을 일컫는 패시브 하우스가 인기를 끌며 단열재 수요도 덩달아 뛰고 있다. 패시브 하우스는 적절한 단열재 사용을 통해 냉난방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 하는 게 핵심이다. 업계 관계자는 "매년 겨울과 여름이 길어지고 가정의 전기요금 부담이 늘어나며 패시브 하우스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7조 규모로 꼽히는 건축물 리모델링 시장도 단열재 수요를 높이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리모델링 시장 중 단열재 등 건자재 업계가 약 3조원 수준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시장은 오는 2015년 9조원, 2020년 10조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신축 건설이 줄어들며 당분간 리모델링이 각광을 받을 것이라는 게 건설업계 시각이다.
KCC는 기술력이 확실한 만큼 수성에 자신 있다는 입장이다. 이 회사는 오는 2015년 내로 김천공장에 무기단열재 기술을 개발하는 연구소도 설립할 예정이다. KCC 관계자는 "무기단열재 면에서는 우리가 제일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김천공장 완공을 계기로 국내 경쟁사와는 확연히 다른 위치를 점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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