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올해 한국 경제는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할 것 같다."
마이클 하이제 알리안츠그룹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아시아 이머징마켓 전망을 진단하며 한국 경제의 현 주소에 내린 진단이다.
마이클 하이제 박사는 29일 서울 모 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아시아 이머징 마켓의 올해 실질 GDP 연평균 성장률은 작년 대비 소폭 하락한 7.2%로 전망된다"며 "2013년 이후에도 비슷한 수준의 성장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성장 모멘텀이 향후 많이 약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이제 박사는 알리안츠그룹 내에서 글로벌 경제 전반과 그룹 전략 사안에 관해 알리안츠그룹 이사회에 자문 역할을 맡고 있다.
알리안츠그룹의 분석에 따르면 아시아의 이머징 마켓은 2011년에 7.4%의 실질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고 경기 회복세를 보였던 2010년에 9.6%의 높은 성장률을 달성했던 것과 비교해 다소 둔화된 양상이다.
2011년의 성장 부진은 국제무역의 성장세가 주춤해진 것이 주된 요인으로, 2010년 15%였던 국제무역 성장률은 2011년 5.6%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선진국의 성장률이 저하되고 있는 것도 아시아 경제 전망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은 라틴 아메리카 및 아프리카와의 교역을 강화하는 등 상당 기간 수출의 지역다변화를 추진해 왔다. 이와 동시에 수출 주도형 성장에서 벗어나 내수 진작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이제 박사는 "앞으로 수년간 선진국 경제가 일시적인 경기후퇴의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오히려 이는 아시아 국가들에게 오랜 과제였던 경제 개혁의 촉매제로 작용할 것이라고 본다"며 "아시아의 이머징 국가들은 내수에 더 많은 초점을 맞춤으로써 보다 균형적인 성장을 지속할 수 있는 장기적인 성장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제 박사는 "원자재 가격 등이 고점을 찍고 내려오면서 안정화되고 있어 가계 소비가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며 "또 다시 경제 위기가 와도 한국을 포함, 아시아는 정책적으로 운신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고 예상했다.
또한 한국의 보험시장에 대해서는 "은퇴나 노후 자금에 대한 준비로 금융상품의 구매가 많을 것"이라며 "이미 상대적으로 거대한 시장이지만 연간 6%대로 향후 10년간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조태진 기자 tj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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