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언어, 수리, 외국어 영역 이름을 국어, 영어, 수학으로 바꿈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2014년 바뀐 예비수능 유형을 쳤는데, 영어를 풀다가 보니까 반 친구들이 거의 전멸이었다. 끝까지 푼 사람은 몇 명 안됐다. 어려웠다."(@anxxxx), "예비수능이 어떤 문제가 나오나 싶어 EBS해설을 봤다. 언어는 작문하고 화법이 어려웠다. 사회는 배우지않은 문제가 많아 거의 손도 못댔다."(@Penxxxxxx)
지금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이 치를 2014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예비시험이 17일 대전과 충청남도 등 시범지역에서 치러졌다. 처음으로 A·B형 수준별로 치러진 이번 시험은 새로운 문제유형이 도입되면서 수험생들은 다소 어렵다는 반응이다.
이번 시험은 시범지역 84개 시험장에서 총 3만9121명의 수험생이 응시했다. 예비 수험생들은 실제 수능과 동일하게 오전 8시40분부터 1교시 국어영역 문제를 풀었다. 응시자들의 원서접수 결과, 국어와 수학은 현재 수능보다 쉬운 A형을 선택한 학생이 절반 이상이었지만, 영어는 현 수능 수준인 B형을 선택한 학생이 80%가 넘었다. 주요 대학에서 영어는 B형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국어는 기존 듣기평가가 화법지식과 적용 능력을 묻는 지필평가로 대체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문항 수도 45문항으로 5개 줄었다. 화법·작문·독서·문법·문학 등에서 골고루 출제되고, A형은 교과서의 기본 개념 위주로, B형은 개념의 응용 및 활용 위주로 수준차가 났다. 조영혜 서울국제고 교사는 "교과서 중심의 문제가 많이 출제됐지만 낯선 용어나 개념이 등장해 학생들이 어려워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수학은 기존에 없던 세트형 문제가 등장했다. 세트형 문제는 하나의 그래프나 그림에 대해 2개의 관련 문제를 푸는 형식으로 단원간의 연관성을 파악하지 못하면 풀기 어렵다. A형은 현 수능 수리 '나'형과, B형은 '가'형과 출제범위와 유형이 비슷하다. 특히 B형은 기하와 벡터 부분이 어렵게 출제됐고, 복합적인 계산 능력을 요구하는 문제가 많아 어렵다고 느끼는 학생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어는 듣기평가가 5문항 늘어 22문항이 되면서 비중이 높아졌다. 1지문에 2개 질문을 묻는 세트형 듣기문제는 2번씩 들려주는 게 기존 수능과 차이다. 문항수는 5개가 줄어 45문항이 됐다. A형은 실용영어, B형은 기초학술영어 수준으로 출제됐는데 A형이 현 수능보다도 상당히 쉽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대부분의 중상위권 대학들이 인문·자연계열 구분없이 B형을 지정하고 있어 실제 수능에서 A형을 선택하는 학생은 드물 것으로 보인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소장은 "인문계열은 국어B, 수학 A, 영어B, 자연계열은 국어A, 영어B, 수학B를 기준으로 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만약 A형과 B형의 변경 시점을 고려한다면 고3 6월 모의평가 전후로 수시와 정시 지원 여부를 결정한 다음 입시전략에 도움되는 수준으로 변경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조언했다.
이번 예비시험은 새로운 시험유형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으로, 응시자들에게 별도의 성적표는 배부하지 않는다. 교과부 관계자는 "2014학년도 수능에 연계할 EBS교재가 아직 없으므로 이번 예비평가에는 EBS와 연계해 출제하지 않았다"며 "새로운 교육과정에 따른 시험 유형과 수준을 제시하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고 말했다.
조민서 기자 su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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