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지난 9일 정부는 해양플랜트를 제2의 조선 산업으로 키우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해 257억달러를 기록한 해양플랜트 수주액을 2020년이면 800억달러로 3배 이상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엔지니어링과 기자재 등의 국내 수행 비율은 40%에서 60%로 높이기로 했다.
전 세계 분석 기관에 따르면 해양 플랜트 시장은 지난 2010년 1400억달러에서 오는 2020년 3200억달러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블루오션.
그렇다면 해양플랜트 산업과 시장의 성장성은 얼마나 될까. 그 전에 해양플랜트는 무엇을 뜻하는 산업일까.
'해양플랜트'는 석유ㆍ가스 등 해양 자원을 발굴ㆍ시추ㆍ생산하는 자원개발 활동에 필요한 장비를 건조ㆍ설치ㆍ공급하는 산업을 총칭한다. 쉽게 말해 바다에 묻힌 석유 등 자원을 뽑아내는 데 필요한 장비 산업을 뜻하는 것이다.
해양플랜트는 용도에 따라 시추용(드릴쉽)과 생산용(FPSO), 형태에 따라 고정식(Jack-up)과 부유식(Sem-submersible)으로 구분된다.
고정식은 하부가 해저면에 고정돼 자체 중량과 환경 하중을 이겨내도록 설계된 방식으로 극지나 연안에 주로 사용된다.
반대로 부유식은 개발 해역이 깊어짐에 따라 수심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설계된 방식이다. 부유 상태에서 계류 시스템을 이용해 위치를 고정한다.
최근 유전개발은 연안에서 깊은 바다(심해)로 확대되는 추세다. 연안이 아닌 심해 해양플랜트 수요가 증가하는 이유다. 생산 유전의 평균 수심은 1990년대 400m 수준에서 지난해 2300m 이상으로 깊어졌다.
우리 정부가 집중적으로 육성하려고 하는 산업도 심해 해양플랜트다. 우리 기업이 강점을 갖고 있는 해상플랫폼 건조 능력을 기반으로 심해 해양플랜트 시장을 잡기 위해 엔지니어링과 기자재 등 전주기에 이르는 산업 체인을 형성하겠다는 복안이다.
그 동안 정부가 해양플랜트 산업 육성에 소극적이었던 이유는 기술력이 아닌 시장 자체가 철저히 수요자(오일 메이저) 중심으로 형성된 탓이다.
해양플랜트 산업은 특성상 발주처가 'FEED(개념설계+기본설계)' 단계에서 모든 사양, 형상 등을 결정한다. 전 과정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얘기다.
윤상직 지식경제부 1차관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해양플랜트 산업 육성에 대해서는 과장 시절부터 고민을 해오던 것"이라며 "우리 기업의 경쟁력이 충분히 뒷받침되는 데다 시장에서 오랜 수요 조사를 거쳐 이제는 (산업 육성의) 타이밍이 도래했다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윤 차관은 이어 "석유와 가스 등 자원개발 산업 뿐만 아니라 기계, 전기전자, 조선(hull) 등 후방 산업 파급효과도 높다"면서 "무엇보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혜원 기자 kimh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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