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종일 기자]
'이해찬도 될까.'
민주통합당(이하 민주당)의 시계가 전당대회에 맞춰졌다. 당 대표와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대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당권 주자들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현재까지 출마 의사를 밝힌 인사는 3~4명에 불과하지만 11일 후보 등록이 시작되는 만큼 10명 안팎이 당권 도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최대 관심사는 이해찬 상임고문의 출마 여부다. '이해찬ㆍ박지원 역할 분담' 논란 이후 당내 역학 관계가 미묘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 이 고문의 출마는 다시 한 번 당내에 파문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
한때 불출마설이 흘러나오기도 했지만 이 고문은 출마를 기정사실로 했다. 이 고문의 측근인 오종식 전 민주당 대변인은 "출마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이ㆍ박 연대'는 정권교체를 위한 강력한 협력체제이며 이러한 연대가 민심과 유리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많은 분들이 이 고문을 지지하고 있고, 현실적으로 맡을 사람도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ㆍ박 연대'의 한 축인 박지원 의원이 원내대표 경선에서 승리함으로써 '담합'이 아닌 '단합'으로 당심(當心)이 나타났고 강력한 리더십에 대한 대안부재를 해결할 인물이 이 고문이라는 자신감이 묻어나는 발언이다.
이 고문이 출마할 경우 '비박(비박지원) 연대'에 이어 '비이(이해찬)연대'로 전대 구도가 짜여질 가능성이 크다. 강력한 맞상대로는 김한길 당선자가 거론된다. 김 당선자는 '이ㆍ박 담합' 논란을 가장 적극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당권을 나눠 가지려고 한 게 사실이라면 근사한 말로 포장을 한다고 해도 국민의 지지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린 바 있다.
김 당선자는 이 고문의 최대 아킬레스인 계파색이 옅고 중도 이미지가 강하다. '친노', '친호남'과 같은 꼬리표가 달려 있지 않은 것이다. 김대중 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의 당선에 크게 기여한 만큼 대선까지 당을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다는 평가도 받는다.
우상호 당선자도 출사표를 던졌다. 기성 정치권에 반기를 들고 있는 486 그룹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지만 486도 기득권이라는 여론이 관건이다. 이밖에 박영선 전 최고위원과 신계륜 당선자가 나섰다. 대중성이 강한 후보로 당내 젊은 바람을 불러올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4선의 신계륜 당선자도 주목을 받고 있다. 신 당선자는 친노와 재야출신, 486그룹의 두터운 신망을 받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손학규, 정세균 전 대표와 가까운 의원들 내에서도 출마가 예상되고 문성근 전 대표대행의 출마 가능성도 열려 있다.
김종일 기자 live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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