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아파트 시장 침체기가 온 것은 저가 아파트를 원하는 수요가 늘었는데도 '프리미엄' 아파트 위주로 공급된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늘어난 1~2인 가구는 주로 소득이 낮은 계층인데 공급된 주택은 대형사의 고급형 아파트였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수요자 눈높이에 맞춘 아파트 공급이 대안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8일 강남구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열린 '주택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고려한 주택공급제도 개선방안 세미나'에서 '인구주택총조사결과를 통해 본 주택산업의 변화'를 주제로 발표하며 이 같이 밝혔다.
허윤경 연구위원은 "1인가구는 20~30대와 노인층 비중이 높고 취업자도 적어 주로 원룸 같은 저가주택상품에 임차형태로 주택을 소비하고 있다"며 "외국인 가구도 늘었지만 이들 역시 1인가구의 특징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에비해 2000년 이후 주택재고량이 증가한 유형은 아파트와 다세대뿐이며 이중에서도 아파트가 연간 31만가구, 다세대가 연간 2만가구 공급됐다고 꼬집었다. 허 위원은 "아파트 위주로 주택이 공급됐는데 분양가는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소득보다 더 빠르게 상승했다"며 "이에따라 소비자로 하여금 가격이 빠르게 오른다는 인식을 갖게 했다"고 말했다. 미분양을 양산한 이유라는 지적이다.
이런 현상의 원인으로 허 위원은 과도한 물량 중심의 목표 설정과 관성적 성장시장 인식을 지목했다. 예컨대 정부는 몇년도까지 몇만가구 공급 목표, 민간 건설사는 수주 총 얼마라는 식의 절대적인 목표 달성에 집중했다는 얘기다. 이에 수요의 특성 변화를 간과해 주택산업의 마이너스 성장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1인가구가 원룸 같은 주택만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희망 주택으로 아파트를 선택한 비중이 2006년 65.2%에서 2010년 67.3%로 오히려 증가했다.
또 1인가구가 증가하는 등 가구 형태가 다양화되고 있으나 생애주기에 따른 삶의 전형은 유지되고 있어 생애주기를 따르는 가구 비중이 여전히 가장 높을 것으로 예측됐다. 2025년까지 30~59세 가구 중 3인 이상 가구가 전체 비중의 50%를 웃돌며 '부부+자녀(한부모 포함)' 비중도 2025년까지 52.3%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허 위원은 "결국 우리 주력상품은 아파트"라며 "실질적으로 주택 선택 요소로 봤을 때 편리성과 환금성, 관리비, 치안 등에 있어 단독주택보다 아파트가 유리하다"고 봤다. 다만 "아파트 공급이 너무 프리미엄 위주였다는 것이 문제"라며 "아파트 상품은 유지하되 가격대를 낮추는 상품이 돼야 하고 웰빙, 노인 등을 겨냥한 수요 위주의 유연하고 다양한 아파트 상품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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