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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철의 인사이드스포츠]축구공 멀리하면 ‘SKY’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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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면 거의 습관적으로 동네 인근 초등학교를 향한다. 그곳에 가면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지르는 소리에 귀가 즐겁고 공놀이를 하는 장면에 눈이 즐겁다. 학교 운동장에는 인조 잔디가 깔려있다. 그 위에서 아이들의 축구 실력은 나날이 늘고 있다. 4, 5학년 쯤 돼 보이는 몇몇 녀석들은 두세 명 정도를 가볍게 제친다. 중학교 형들 수준의 강력한 슈팅을 날린다. 이 학교에는 축구부가 없다. 이들이 운동선수가 되려면 어서 빨리 중학교에 진학해야 할 것이다. 이 학교는 주민들에게 개방돼 있다. 운동장뿐만 아니라 아담한 수영장과 헬스장을 갖춘 체육관을 누구든지 이용할 수 있다. 물론, 체육관은 이용료를 따로 지불해야 한다.


서울하계올림픽이 폐막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1988년 12월의 일이다. 글쓴이는 세계대학생유도선수권대회 취재를 위해 지금은 독립한 옛 소련의 그루지아를 방문했다. 대회 뒤 발걸음은 대학생대표팀과 함께 유도로 한국과 특별한 관계를 맺고 있던 서독을 향했다. 당시 독일 유도 대표팀 감독은 한국인이었다. 대표팀은 뮌헨 인근 작은 마을에 위치한 체육관에서 그 지역 유도 선수들과 친선경기를 벌였다. 눈에 띄는 두어 명의 친구가 있었다. 대학 대표이긴 하지만 국가 대표 2진 정도의 실력을 갖춘 우리 선수들을 시종일관 쩔쩔 매게 했다. 그 친구들 가운데 한 명은 4년 뒤 열린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 유도 남자 60kg급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리차드 트라우트만이었다. 한국은 이 체급에서 윤현이 은메달을 차지했다.

당시 눈에 들어왔던 뮌헨 인근 소도시의 체육 시설은 지금도 눈에 선하다. 그곳에 가기 전 1972 뮌헨올림픽주경기장과 수영장을 둘러봤는데 특히 수영장에서는 지역 어린이들과 어머니들이 신나게 헤엄을 치고 있었다. 그들에게 운동은 생활화돼 있었다. 취재를 하며 스포츠 선진국의 환경이 얼마나 부러웠는지 모른다. 그런데 20여년이 흘러 우리도 체육 시설 등 여건에서 비슷한 수준을 갖추게 됐다. 운동이 인간의 심성을 건전하게 만든다는 건 만고불변의 진리다. 그리스 시대 고대 올림픽이 1896년 부활한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 잇따라 벌어진 10대들의 끔찍한 범죄 소식에 온 국민은 경악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글쓴이는 오래전부터 운동을 멀리하고 컴퓨터 앞에만 앉아 있는 아이들의 장래에 대해 걱정했다. 아래 기사는 2007년 ‘스포츠2.0’에서 일할 때 쓴 기사 가운데 일부다.


“부산 지역 종합일간지인 <국제신문> 김용호 기자는 북구 금곡동 집 근처 몇 군데 초등학교에서 뭔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운동장에 축구 골대 같은 체육 시설이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곧바로 취재에 들어간 김 기자는 예전과는 많이 달라진 초등학교 체육 시설의 실상을 밝혔다. 김 기자의 기사에 따르면 부산 시내 293개 초등학교 가운데 61곳을 표본 조사한 결과 54%에 해당하는 33곳에 축구 골대가 없었고 농구 골대가 없는 학교도 43%인 26곳이나 됐다. 정확한 수치는 밝히지 않고 있지만 철봉이 없는 학교도 많았다고 하니 놀랍기만 하다. 초등학교 시절 자기 학년용보다 높은 철봉에 매달려 까불다가 팔뼈가 부러진 이가 수도 없이 많으리라. 그러나 이제는 팔이 부러질 일이 없게 됐다. 2000년 이후 개교한 13개 학교 가운데 9곳이 축구 골대를 설치하지 않았고 1980년대 이전에 문을 연 학교 가운데 상당수는 유지 및 보수비용을 이유로 축구 골대를 철거했다고 한다. 학교 운동장에서 공을 차거나 야구를 하다가 교실 유리창을 깨도 수위 아저씨나 당직 선생님에게 꿀밤 한 대 맞으면 끝나던 시절은 이제 다시 오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건 5년 전 이야기다. 앞에서 거론했듯 최근 몇 년 사이 체육 환경은 크게 바뀌었다. 누구든 마음만 먹으면 초등학교든 근린 체육 시설이든 가까운 곳에서 운동을 할 수 있다.



문제는 체육에 대한 인식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4월 11일부터 20일까지 전국 초등학교 5, 6학년생 152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지난 4일 발표 결과에 따르면 ‘놀토(노는 토요일)’ 때 대다수 아이들은 TV 또는 컴퓨터 앞에 있었다. ‘놀토’, 즉 주 5일 수업의 취지 가운데 하나는 아이들에게 적어도 토요일은 실컷 뛰어놀라고 한 것인데 실제로 그렇게 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다시 한 번 5년 전의 기사를 인용한다.


“(글쓴이의) 모교는 스파르타식 교육으로 유명했다. 운동이 아닌 공부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전신 격인 예비고사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 여름방학 동안 성적이 좋지 않은 3학년생들이 학교 시설에서 합숙하기도 했다. 2학년 때부터는 체육 수업이 없었다.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점수는 축구공을 담벼락에 대고 차거나 배구공을 토스하는 것을 보고 대충 매겼다. 그러나 그런 시절에도 운동 마니아는 있었다. 3대3 길거리농구보다 한 단계 위인 정규 농구 동아리가 있었다. 3학년 2학기 중간고사 때까지 농구공을 놓지 않았던 동아리 회원들은 모두 자기가 원하는 대학에 진학했다.”


여기서 자기가 원하는 대학은 이른바 ‘SKY’다.


신명철 스포츠 칼럼니스트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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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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