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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초대석]켄지 나이토 한국닛산 대표 “닛산 정체성 찾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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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가의 부활, 틈새가 명당

-남미·아프리카·뉴질랜드 등 누비며 27년간 근무한 글로벌 닛산맨
-“독일차와 경쟁보다는 닛산 정체성 찾겠다”..올해 8000대 판매 목표
-큐브로 다양한 고객확보 노력..한국어 공부하며 통기타 연주 즐겨


[아시아초대석]켄지 나이토 한국닛산 대표 “닛산 정체성 찾겠다” 켄지 나이토 한국닛산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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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 브랜드만의 정체성을 찾겠다.”


인터뷰 동안 켄지 나이토 한국 닛산 대표이사가 가장 강조한 한마디다. 그의 말 속에는 '닛산'과 '인피니티'만의 정체성을 찾겠다는 강한 의지가 함축돼 있다. 지난해 대지진의 여파와 엔고 등의 영향으로 판매 대수가 주춤했지만 단기간에 이를 만회하기 위해 퍼포먼스를 지향하는 '잘 팔리는' 독일차의 색깔을 쫓지 않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는 독일차 브랜드가 점령하고 있는 한국 수입차 시장에서 대중차 브랜드 닛산과 프리미엄 브랜드 인피니티가 각각 노리는 틈새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켄지 나이토 대표이사는 올해 4월까지 만 2년째 한국 닛산을 이끌고 있다. 닛산 브랜드가 한국에서 고전하고 있는 시기에 수장을 맡아 크고 작은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지만 누구보다 닛산의 부활을 확신하는 최고 경영자다.


털털한 첫 인상과 달리 특유의 나지막한 목소리로 똑 부러진 답변을 내뱉는 게 인상적이었다. 닛산에 몸 담은지 벌써 27년째다. 일본 본사는 물론 뉴질랜드 남아프리카 등 다양한 국가에서 경험을 쌓으며 시장을 개척했다는 말엔 특유의 아우라도 느껴졌다. 경영철학을 이야기할 때는 사뭇 진지했지만 사적인 얘기가 나오면 소탈하게 웃었다. "한국 문화를 배우는 것이 즐겁다"며 웃는 켄지 나이토 한국 닛산 대표이사를 서울 충무로 모처에서 만났다.


낙천적이고 털털한 성격 탓에 사석에서는 자상한 아버지의 모습이지만 업무에서 만큼은 조금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다. 임직원들의 근무태도까지 일일이 챙기는 꼼꼼한 성격탓에 글로벌 그룹 안에서도 뛰어난 관리자로 통한다.


올 들어 그는 과거 닛산 브랜드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전시장 현장방문은 물론 딜러들을 통해 소비자들의 요구사항을 매일 챙기고 있다. 그가 처음으로 들고 나온 서비스 철학인 '토털 오너십 익스피리언스(TOE·Total Ownership Experience)'를 더욱 보강하기 위해서다.


한국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노력도 남다르다. 한국에서 자동차를 잘 파는 것도 중요하지만 문화를 이해하는 게 먼저라는 생각 때문이다. 한국어 강좌를 매주 빠짐없이 수강하는 것은 물론 한국사람들이 많이 찾는 관광지를 돌아보는 것도 중요한 주말 일과로 삼고 있다. “한국인들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차를 제공해야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그의 답변에서 이 같은 노력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


2012년 4월. 모든 준비가 끝났다. 켄지 나이토 대표가 자신있게 제시한 올해 판매 목표는 8000대다. 지난해 판매 대수보다 2000대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가시적인 효과는 미국에서 생산해 들여오는 신형 알티마와 인피니티 G시리즈 다운사이징 모델을 론칭한 이후에 서서히 나타날 전망이다. 판매실적과 관련한 우려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 “기대할만하다.”


앞으로 20~30대 젊은 여성뿐만 아니라 다양한 연령층의 고객 확보를 위한 마케팅활동 등을 지속해나갈 계획이다. 특히 큐브에 대한 기대가 크다. 큐브는 1998년 제1세대 출시 이후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106만대 이상이 판매된 모델이다.


그는 “오리지널 박스카와 함께할 수 있는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큐브를 어떻게 더 많은 고객에게 제공하고 큐브가 제시하는 매력을 중장기적으로 어필해나가느냐에 주력할 시기라고 본다”고 말했다.


올해 1·4분기 실적은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이지만 프리미엄 브랜드 인피니티에 대한 보완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지난 2월 출시한 디젤 모델 올 뉴 인피니티 FX30d에 대한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많은 소비자가 인피니티의 퍼포먼스에 대한 영감을 받고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다양한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전했다.


알티마 외에 미국 생산차종을 당장 늘릴 계획은 없다면서도 중장기적으로 시장에 상황에 따라 이외의 지역에서 들여올 가능성은 열어뒀다. 그는 “효율성 극대화뿐만이 아닌 환율 및 수익성과 같은 시장 상황을 현명하게 대처하기 위해 '글로벌 멀티 소싱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며 “앞으로 일본, 미국뿐 아니라 유럽 등 다양한 국가 또는 지역에서 새로운 모델을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더불어 단순히 가격이나 수익성 등을 고려해 차를 빨리 도입하기보다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분히 듣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소비자들이 기대하고 요구하는 부분들을 먼저 충분히 검토한 후에 국내 실정과 소비자 욕구에 맞는 모델들을 도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앞으로 모델 포트폴리오 전략 구축에 있어 중요한 의사결정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르노삼성이 닛산 차종을 들여오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점에 대해서는 논의된 바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전체적으로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차원에서는 여러 방안이 고려될 수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현재까지 해당사안과 관련해 논의된 부분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켄지 나이토 대표이사는?


켄지 나이토 한국 닛산 대표이사는 한국 닛산에서 해외사업경험이 많은 인물로 통한다. 1985년 닛산 자동차 일본 본사에 입사한 이래 27년 동안 닛산에 몸 담으며 일본은 물론 뉴질랜드, 남아프리카 등 다양한 국가에서 경험을 쌓았다.


그는 닛산 브랜드가 가는 곳이라면 안 가본 데가 없다. 처음으로 중책을 맡은 2005년부터 2008년까지는 태국 부사장에 올랐고 2010년 4월 한국 닛산 대표로 선임되기 전에는 중남미 총괄 책임자를 거쳤다.


켄지 나이토 대표는 닛산과 인피니티 브랜드의 전반적인 전략을 비롯해 세일즈, 마케팅, 서비스, 파이낸스, 인사 등 업무 전반을 총괄하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그의 손을 거치지 않는 분야가 없다. 특히 현지화에 가장 신경쓰고 있다. 자동차를 판매하는 것보다 닛산 브랜드의 '현지화'를 위해 아낌없이 비용을 지불하는 편이다.


최근에는 임직원들에게 성실한 근무태도를 강조하고 있다. 마음가짐과 일상적인 생활태도가 사업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철저한 자기관리와 엄청난 업무량으로 지칠 듯 하지만 몇 년 전부터 취미 삼아 치기 시작한 통기타로 마음을 달랜다. 젊은 시절 한번쯤은 음악을 해보겠다는 꿈을 뒤늦게 실현하고 있는 셈이다.


▲1985년 와세다 대학교 문학사(사회과학 전공)
▲1985년 닛산 자동차(일본 본사) 입사
▲2000년 닛산 뉴질랜드 세일즈&마케팅 고문 (뉴질랜드)
▲2008 닛산 태국 기획 부사장 (태국)
▲2010년 닛산 글로벌 본사 중남미 총괄 책임자
▲2010년 4월~ 현재 한국 닛산㈜ 대표이사



대담=노종섭 산업부장, 정리=임철영 기자 cy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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