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은 13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발사장의 발사대에 장착된 로켓을 외부에 공개한 지 5일 만에 발사 버튼을 눌렀다. 한미 군당국은 이날 실패로 끝난 은하 3호 로켓을 지난달 16일 북한이 발사 계획을 전격 발표한 뒤부터 줄곧 추적해왔다.
군은 북한이 동창리 발사장에서 수차례 장거리 로켓 엔진 연소 시험을 한 것으로 파악하고 첩보위성 등 감시 장비를 동원해 발사장 동향을 정밀 감시해왔다. 한미연합사령부는 대북 정보감시태세인 '워치콘'을 3단계에서 2단계로 한 단계 격상하고 정보분석 요원을 증강하는 등 대북감시도 강화하기도 했다.
장거리로켓 감시를 위해 투입된 대표적인 감시자산은 미국의 적외선 조기경보위성(DSP)과 한국의 이지스함이다. 북한의 장거리 로켓을 가장 먼저 추적한것은 DSP다. 이 위성의 적외선 센서가 로켓 추진체에서 뿜어 나오는 화염을 관측한 뒤 한미 군 당국에 위성 통신망으로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관측시간은 오전 7시 38분대로 발사와 동시에 감시한 셈이다.
같은 시각 수백 km 고도에서 지름 15cm 크기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미국의 첩보위성도 동창리 기지의 로켓 발사 순간을 파악했다. 이어 로켓이 고도 10km 이상으로 치솟자 서해 상공을 비행하던 주일미군의 RC-135S 코브라 볼 정찰기가 정밀 레이더와 광학측정장비로 로켓 궤도를 추적하기 시작했다.
한국군이 포착한 시간은 7시 39분대다. 우리 군도 세종대왕함(사진)과 율곡이이함 등 2척의 이지스구축함과 대공 레이더를 갖춘 구축함 5척과 구조함 1척 등을 서해상에 파견해 장거리 로켓 탐지에 돌입했다. 실제로 세종대왕함은 SPY-1D 레이더를 통해 로켓 발사 20~30초 후 처음으로 이를 포착하기도 했다.
이지스구축함 1번함인 세종대왕함은 나로호발사 1차발사와 지난 2009년 북 대포동2호 발사 때 발사 후 15초부터 대포동2호의 궤적을 성공적으로 추적했다. 이지스구축함 2번함인 율곡이이함은 나로호 2차 발사때는 궤도를 추적했다. 이번에도 세종대왕함은 로켓의 비행궤도와 속도를 시시각각 추적하는 한편으로 로켓의 추진체가 비행 도중 두세 차례의 공중폭발을 일으킨 뒤 20여 조각으로 분리돼 잔해들이 바다에 추락하는 순간까지 정확하게 파악했다.
세종대왕함의 정보자산 덕분에 군당국은 북한 로켓이 발사된 후 1~2분간 비행하다가 공중 폭발했고 백령도 상공 150㎞에서 낙하, 20여개 조각으로 쪼개져 평택~군산 서방 100~150㎞ 해상에 광범위하게 떨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같은 이지스함인 율곡이이함은 고성능 레이더와 슈퍼컴퓨터의 통합체로 다기능 위상배열레이더를 통한 3차원 정보 수집체계와 원거리 대공방어, 대함·대잠수함전, 탄도탄 방어체계 등으로 구성된 이지스 전투체계를 탑재하고 있다.
또 1000여km에서 날아오는 탄도탄을 탐지할 수 있으며 사거리 내로 접근하면 함정에 장착된 SM-2 함대공미사일 등으로 요격할 수 있다. 또한 500km에서 접근하는 항공기와 함전 등 100여개 표적을 동시에 탐지, 추적해 150km 떨어진 거리에서 이들을 요격하는 능력도 갖추고 있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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