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국내 국세에서 간접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3년만에 4.8%가 늘어나 세금의 소득재분배 기능이 제대로 구현되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납세자연맹은 7일 국세 세목 기준으로 집계한 간접세 비중이 2007년 48.3%에서 2010년 53.1%로 높아졌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연도 수입으로 현재 연도 예산에 넘어오는 금액을 빼고 집계할 경우 2007년 75조9881억원에서 2010년에는 91조2797억원으로 20.1%나 늘어났다. 반면 직접세 수입은 같은 기간 81조2853억원에서 80조6200억원으로 0.8% 감소했다.
간접세는 세금을 내는 사람과 실제 부담하는 사람이 다른 세금이다. 부가가치세, 개별소비세, 교통세, 주세 등이 해당된다. 소득이 아니라 소비에 따라 붙기 때문에 저소득층에 더 부담이 되는 '역진성'이 직접세보다 크다.
납세자연맹 김선택 회장은 "간접세 비중이 증가한 것은 유가 인상에 따라 부가가치세와 관세수입이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유가가 오르면서 물가가 뛰어 가계 실질구매력이 약화된 반면 정부의 세금 수입과 소비재 기업 매출이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김 회장은 "현 정부 들어 소득세를 줄이고 부족한 재원을 간접세로 충당하고 있다"며 "차상위 계층과 서민, 중산층의 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늘어났다"고 비판했다.
한편 간접세 중 교통에너지 환경세는 역시 같은 기간 11조4635억원에서 13조9701억 원으로 21.9% 늘어나며 간접세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부가가치세(20.0% 증가)보다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김수진 기자 sjki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