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까지 상장안되면 7년전 값 그대로 되팔아야
배당수익도 예금만 못해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국내 1위 도서업체인 교보문고 지분 15%를 보유하고 있는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지분 매각 가능성에 증권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초 제휴 당시 교보문고의 상장 이슈가 걸려 있었음이 뒤늦게 밝혀진 데 따른 것이다.
9일 금융감독원과 업계에 따르면 다음은 2006년 3월 23일 전략적 제휴를 통해 교보문고가 보유한 디지털 콘텐츠의 온라인 사용권 및 도서 관련 데이터베이스(DB)의 사용권을 확보했다. 이를 위해 다음은 교보문고 유상증자에 참여해 액면가 5000원인 회사 보통주 주식 3만5300주(지분률 15%)를 주당 15만원씩 총 52억9500만원에 취득했다.
양사간 계약서에는 교보문고 상장건이 포함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교보문고는 최근 금감원에 제출한 감사보고서에서 다음이 보유한 보통주 3만5300주는 주주의 권리 행사시 회사의 현금 등 금융자산으로 자기지분상품을 매입할 의무, 즉 '주식매수청구권'이 존재한다고 언급했다
이 권리행사조건은 '신주인수대금을 납입한 날로부터 7년이 되는 날까지 기업공개를 통해 공개시장에서 거래가 개시되지 않을 경우'다. 교보문고가 내년까지 상장이 이뤄지지 않으면 다음은 보유 지분을 교보문고에 되팔 수 있는 셈이다. 매수청구 가능기간은 내년 3월 24일부터 10월 23일까지로, 매매단가는 취득때와 동일한 주당 15만원(총 52억9500만원)이다.
그러나 교보생명 관계자는 "현재 계열사의 연내 IPO 작업에 들어가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상태"라고 말했다. 다만, 다음의 유상증자 참여가 포털사이트 내 도서검색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사업 제휴의 일환이었던 만큼 지분 보유 기간 연장을 희망하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다음측은 아직 1년 가까운 기간이 남아 있고,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의 보급 증가로 전자책 시장이 활성화 될 조짐이 보이고 있는 만큼 심도있게 검토해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다음이 거두고 있는 수익이 극히 낮다는 점에서 새로운 계약이 필요하다는데 업계는 공감하고 있다. 우선 다음은 교보문고로부터 얻은 DB 사용권을 바탕으로 다양한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지만 제휴 시너지는 크지 않았다. 배당수익도 미비했다. 2006년부터 2010년 회계기간 동안 매년 다음이 교보문고로부터 받은 배당수익은 주당 500원씩 총 1765만원, 올 정기주주총회에서 결정된 지난해 배당액은 200원으로 고작 706만원이었다. 6년간 거둬들인 배당수익이 1억원이 채 못됐다.보통예금 금리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다음으로서는 새로운 투자수익 계약이 체결되지 않는다면 굳이 50억원이 넘는 자금을 교보문고에 묻어둘 이유가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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