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국내 기업의 절반 이상(56.2%)이 올해 선거가 예년보다 경제에 더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물가 불안과 투자 위축,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등의 순서로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며, 특히 총선 직후 경영 활동과 의사결정이 가장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3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선거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기업인식 조사' 결과에 나타난 기업 경영자의 현실인식이다.
총선과 대선을 함께 치르는 선거의 해인 올해 정치 변수가 사회 각 부문에 영향을 미치리란 점은 이미 예견됐다. 선거를 앞두고 경제 관련 공약들이 발표되고 실현되는 과정에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기업활동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정치 리스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투표일이 임박함에 따라 여야 정치권의 대립이 격화되면서 경제가 보이지 않는다. 입으로는 민생을 외치면서 구체적인 정책과 액션플랜이 없다. 불법사찰 논란 속에 서로 책임 떠넘기기와 상대 후보에 대한 공격을 일삼고 있다. 각 당은 남은 선거 기간에 표를 의식한 선심성 과대포장 공약을 자제해야 한다. 재원 마련 계획도 없이 아니면 말고 식으로 거창하게 터뜨리지 말고 실천 가능한 구체적인 약속을 해야 할 것이다.
선거 결과에 따라 다수당이 가려지며 정치판이 새로 짜일 것이고, 경제 정책 등 여러 분야에서 제도 변화가 예상된다. 선거 과정에서 화두로 떠오른 경제민주화가 구체적으로 어떤 정책으로 입안돼 실현될지도 관심거리다.
선거는 민주주의 체제에서 국민의 가장 중요한 정치행위다. 축제가 되어야 할 선거가 경제와 '경제하는 마음'을 죽이는 결투장이 되어선 곤란하다. 여야 정치권은 경제를 살리는 선거가 되도록 페어플레이를 하고 선거 이후까지를 고민해야 한다. 이번 대한상의 조사에서 기업 경영자들이 경제의 지속 성장을 위한 과제로 꼽은 물가ㆍ가계부채 등 내수 불안요인 제거,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안정, 일자리 창출 등은 선거 이전과 이후에 관계없이 정치권과 정부가 늘 챙겨야 할 숙제다.
4ㆍ11 총선은 선거의 끝이 아니다. 불과 8개월 뒤면 대통령선거다. 총선 이후 정국은 급격하게 대선 모드로 바뀔 것이다. 이런 때일수록 정부는 흔들림 없이 경제의 중심을 잡고 민생을 챙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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