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지난달 19일. 매일유업 계열의 와인 수입업체 레뱅드매일이 미국산 와인 값을 평균 10% 낮췄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돼 미국산 와인에 붙는 관세(15%)가 사라진 만큼 가격에 반영한다는 취지였다. 백화점에서 4만2000원에 팔리던 와인은 3만7000원으로, 2만9000원이던 와인은 2만6000원으로 값이 떨어졌다.
이렇게 FTA 체결에 따른 효과가 실제로 물가에도 반영되는지 살피기 위해 김동수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 5일 오전 현장을 찾았다. 김 위원장은 신세계 백화점 강남점과 인근의 킴스 클럽을 찾아 FTA 전후 상품의 가격 현황을 살폈다. FTA의 과실을 유통업체들이 독식하고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아서다.
김 위원장은 앞서 한·칠레 FTA 발효로 관세가 사라졌는데도 외려 상품 가격이 올랐던 사례 등에 주목했다. 일명 '국민와인'으로 불리는 칠레산 와인 ‘몬테스알파’는 관세 철폐에도 가격이 오른 대표적인 상품으로 거론돼다 지난달 결국 여론에 밀려 값을 내렸다.
공정위 관계자는 "FTA 이후에도 관세 인하분을 가격에 반영하지 않는 행태를 개선하기 위해 공정위원장이 직접 현장을 찾은 것"이라며 "불합리한 관행은 없는지 여러 품목의 물건값을 꼼꼼히 비교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정위는 컨슈머리포트를 통해 상반기 중 수입자동차 등 한·EU FTA로 관세가 폐지되거나 인하된 품목의 수입가와 판매가를 공개할 계획이다. 하반기에는 한·미 FTA 발효 후 에도 소매가격이 떨어지지 않은 품목의 내역을 공개해 가격 인하를 유도하기로 했다.
박연미 기자 chang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