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요자들 알짜 내집 고르기 가이드
미분양 아파트들이 쏟아진다.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고객들을 유치하는 모습은
눈물겹기까지 하다. 건설사들에게는 아픈 이야기겠지만 수요자들은 고마울 따름이다.
건설업계는 최근 미분양을 두고 잘 고르면 ‘흙 속의 진주’라고 한다. 파격적인 금융조건은 기본이며 각종 프리미엄을 보장하고 계약금 안심보장제 등 다양한 혜택을 내걸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주택 시장의 장기적인 침체 속에 브랜드, 단지규모, 편의시설 및 입지 등의 경쟁력을 갖췄다 해도 미분양 아파트로 남는 경우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건설사들이 저마다 분양률을 높이기 위해 갖가지 아이디어를 총 동원한 결과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분양 성수기를 맞아 건설업체들의 미분양 물량 털어내기가 본격 가동되고 있는 셈이다.
최근에는 중도금 무이자 등 금융 혜택은 물론 분양가 할인에 나선 단지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김충범 부동산1번지 팀장은 “각종 미분양 혜택의 경우 과거에는 경쟁력이 완연히 떨어지는 분양 단지에 국한됐으나, 최근 들어서는 유망 사업지에서도 심심치 않게 찾을 수 있다”면서 “혜택은 물론이고 미분양인 만큼 분양가, 단지규모, 교통여건, 개발가능성 등을 꼼꼼하게 살펴 문제가 없다면 ‘흙 속의 진주’를 발견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전했다.
할인은 기본, 각종 무료공사 덤까지
건설사들의 혜택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은 분양가 할인이다. 여기에 발코니 확장과 새시 무료 시공을 내세운 곳도 적지 않다. 최근에는 붙박이장이나 시스템 에어컨을 제공하는 곳도 많아졌다.
경기 부천시 약대동 ‘부천약대 아이파크’는 분양가를 9.8%에서 최대 23.3%까지 할인했다. 또 계약금 납부도 당초 10%에서 초기에는 2000만원만 내면 되고, 1개월 후에는 10%에서 2000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만 부담하는 분납 방식으로 변경됐다.
경기 수원시 이목동 ‘수원장안 STX 칸’은 계약금 5%에 중도금 전액 무이자를 내걸었다. 프리미엄이 보장금액 이하일 경우 그 차액을 지급하는 ‘프리미엄 보장제’를 실시한다.
서울 중구 흥인동의 ‘청계천 두산위브더제니스’는 향후 금융조건 변경 시 기존 계약자도 혜택을 소급 적용 받는 ‘고객 안심보장제’를 실시하고 있다. 경기 파주 교하신도시 A22블록 ‘한라비발디 플러스’는 중도금 전액 무이자이며, 전용 84㎡의 경우 일부 층에 한해서 분양가 보장제가 실시된다.
또한 101㎡는 잔금 5,000만원을 1년간 유예 적용했다. 경기 김포시 풍무동 ‘한화 꿈에그린월드 유로메트로(1, 2블록)’은 계약금 5%에, 계약금 안심보장제를 실시하고 있다. 계약금 안심보장제는 계약금을 납입한 계약자가 입주지정기간에 개인 사정이 있거나, 분양 시장이 악화되었을 때 환불을 원하면 계약금을 전액 환불해주는 제도다.
이밖에 경기 안성시 공도읍 '벽산블루밍 디자인시티'와 인천 서구 당하동 '검단힐스테이트4차'는 분양자에게 발코니 확장과 새시를 무료로 시공해준다.
또 서울 강서구 '그랜드 아이파크', 서울 동작구 상도동 '상도 엠코 애스톤파크'는 시스템 에어컨 무상 설치가 제공된다. 부동산1번지는 “내집을 마련하기 위한 실수요자라면 발코니 무료 시공과 같은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입지조건에 따라 노려볼만 하다”고 말했다.
미분양 아파트는 싼값에 살 수 있는 것은 물론 청약통장을 쓸 필요가 없고 동호수를 직접 고를 수 있는 등 장점이 많다. 여기에 건설사별로 금융지원이나 발코니 확장과 같은 옵션도 매우 좋은 것도 강점 중 하나다.
혜택보단 입지·학군·교통부터 따져야
그러나 지역이나 수요에 따라서 향후 골치 덩어리로 전락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분양가격을 할인하는 만큼 약점이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실수요자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미분양 가운데 입지나 층, 동이 좋아 않은 경우가 많고 분양가를 깎아준다고 했지만 주변 시세와 비슷한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한 분양사 관계자는 “최근 각종 이벤트는 이른바 분양털기에 하나다”며 “실수요자의 경우 입지나 조건을 등을 잘 따져보고 향후 아파트 가격 하락에 대비하는 것이 좋은 자세다”고 전했다. 건설사가 부도난 이후 미분양 아파트는 면밀하게 따져봐야 한다. 권리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곳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입지여건도 중요하다. 교통과 교육여건, 생활편의시설 등이 잘 이뤄져 있는지 면밀하게 살펴야 한다. 특히 역세권 아파트는 집값 하락과 관계없이 수요는 꾸준하다. 단지 수준도 중요하다. 500세대 이상이 가장 무난하며 단지규모가 작으면 시세형성 면에서 불리하다. 대단지외 비교해 매매 수요가 적은게 그 이유다.
아파트 층과 내부설계와 배치도 면밀하게 살펴봐야 한다. 무엇보다 가장 조심해야 할 사항은 미분양 주택의 전세 공급이다. 주변 시세보다 크게 저렴하고 새집이라는 장점 때문에 전세계약을 하는 사례가 많아졌다. 하지만 이런 공급방식은 권리관계가 복잡하고 세입자의 전세금을 보호할 수 있는 법적인 제도도 취약하다.
분양사 관계자는 “이런 전세형태로 공급하는 미분양 아파트의 경우 건설사나 시행사가 부도가 났거나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다”며 “세입자의 경우 대부분 보증금을 돌려받기 어렵기 때문에 여러 가지 사항을 꼼꼼히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코노믹 리뷰 최재영 기자 som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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