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총선현장] 충남 논산·금산·계룡…이인제의 6선 도전에 ‘노무현의 입’ 김종민 막아설까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자유선진당 이회창, 심대평 전·현 대표가 “대한민국을 위해 더 큰 일할 사람”이라고 치켜세운 이인제(63) 국회의원의 6선 성공일까. 아니면 안희정 충청남도지사의 정치적 동반자이면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때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김종민(47) 민주통합당 예비후보의 반전일까. 충남 논산·금산·계룡의 4·11 총선 관전포인트다.
특히 이 두 예비후보간 경쟁은 이 의원과 노 전 대통령 사이 20년 악연이 자리하고 있어 더 관심을 끈다.
이 의원은 3당 합당 뒤 1993년 문민정부시절 첫 노동부장관, 1995년 민선 경기도지사 등을 거쳤고 1997년 대선 때 경선에 불복하고 탈당, 국민신당을 창당해 대선을 치렀다.
노 전 대통령은 ‘꼬마 민주당’ 일부가 이인제 후보를 지지할 뜻을 밝히자 3당 합당 최대수혜자인 이 후보를 지지할 수는 없다며 자신도 대통령 후보로 나서겠다고 주장, 김원기 전 국회의장 등과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새정치국민회의에 합류했다.
국민의 정부시절 여당인 새천년민주당으로 배를 갈아탄 ‘이인제의 대세론’이 득세하자 노 전 대통령은 “이인제 식 기회주의가 승리하는 건 역사의 후퇴”라며 2002년 대선 당내 경선에 나서 이 후보를 꺾고 16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 의원과 고 노 전 대통령과의 악연은 안희정 충남도사로 넘어갔다.
이 의원은 여러 차례 당을 옮기면서도 논산에서 16~18대 내리 3선에 성공했고 노 전 대통령의 측근, 안 지사가 17대와 18대 두 차례 이 의원과 공천경쟁을 벌이려 했지만 실패했다. 안 지사는 2004년 대선자금 수사로 인한 투옥, 2008년에는 당내 공천배제 등으로 뜻을 굽혔다.
이번 4·11 총선에 친노계 김종민 예비후보가 나서면서 20여년 악연의 리턴매치가 이뤄지게 됐다.
김 예비후보는 안희정 충남지사가 부지사직에서 물러난 그를 정책특보단장에 임명할 정도로 둘 사이의 정치적 믿음이 깊다. 안 지사는 자신의 오른팔을 내세워 이 의원과 대리전을 준비하는 셈이다.
논산·금산·계룡은 이들 외 ▲새누리당 이창원(56) 예비후보 ▲민주통합당의 이환식(53) 예비후보 ▲통합진보당의 김성길(41) 예비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김종민 예비후보는 “야권 단일후보를 논의 중이고 이번 주말쯤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단일후보로 나오면 이 의원과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김 예비후보는 “우리 지역에서부터 대한민국의 미래를 변화시키겠다. 새 인물이 필요하다”며 “선거 때만 나타났다 사라지는 풍토를 바꿔보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 예비후보는 “청와대에서 대변인을 했고 충남도청서 정무부지사로 있었다. 젊지만 준비된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정무부지사로 일하며 충남도의 미래성장동력이 될 ‘3농 혁신’을 기획하고 입안했다. 지역발전과 농어업 선진화의 기틀을 세웠다”면서 “인구는 줄고 지역경제는 어려워지고 있다. 고령화되는 농촌마을, 침체된 시장, 점점 줄어드는 일자리, 어제 오늘 문제가 아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김 예비후보는 “노무현 대통령, 안희정 지사와 함께 걸어온 길, 더욱 넓혀가겠다. 노대통령은 돌아가셨지만 그 정신과 철학은 꼭 이어가야 한다”며 “안 지사와 논산시장과 호흡이 맞는다. 우리 지역에서부터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꿔 보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17일 선거사무소 개소식서 “무소속으로 한 일이 없다고 말하는데 지역의 어려운 일을 다 해결했다”며 “지난 4년간 국회 국토해양위원회에 있으면서 계룡대실지구, 국방대 문제 등 밀렸던 숙원사업과 논산훈련소 면회제도 부활, 금산인삼과 관련된 약사법 개정 등 갑자기 불거진 현안사업들을 다 이뤄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당선이 되면 6선으로, 정치비중으로 보면 300명 중 1등이라 자신하는 만큼 과학비즈니스벨트 배후도시로서 제2의 도약이 기대되는 논산·계룡·금산의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하는데 이 한 몸 바치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우리 국민 모두가 잘 살고 나아가 국가가 발전될 수 있는 일 잘하는 정치가 가장 중요하다”며 “지난 경험과 경륜으로부터 배운 정치력과 행정력을 앞으로도 더 갈고 닦으며 나라와 지역을 위해 모든 열정을 다 하겠다”고 지지를 부탁했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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