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자본시장 성장의 활로를 마련 못한 한국은 이로 인해 산업구조가 경직이 고착화돼 신생 기업이 성장에 강력한 제약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보성 자본시장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13일 오후 여의도 국회의원 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본시장법) 개정 정책 토론회’에서 주제 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발표에 따르면 지난 30년간 상위 10대 기업에 신규 진입한 기업 비중은 자본시장이 발달한 나라에서 더높게 나타났다.
즉, 자본시장이 발달한 국가에서 10대 기업중 지난 30년 동안 새롭게 진입한 비중은 63였고, 은행 등 금융이 발달한 국가에서는 50%였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신규 진입 기업 비중은 40%에 불과해 신생기업의 성장에 상당한 제약을 받고 있음을 보여줬다.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상위 1~10위 기업의 평균액을 11~30위 기업의 시가총액 평균으로 나눠 산출하는 '금융구조와 경제력 집중도'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자본시장이 발달한 국가에서는 이 수치가 4.1%, 금융이 발달한 국가에서는 5.7%인데 반해 한국은 무려 13.7%에 달했다.
신 연구위원은 "한국처럼 이 수치가 10% 이상을 기록하는 국가는 전 세계에 별로 없을 것"이라며 "한국의 경제력 집중도가 높게 나타나 재벌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이로 인해 신생기업이 클 수가 없다"고 전했다.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MS) 처럼 후발주자지만 단 기간에 경쟁자를 제치고 최고 기업으로 올라서는 성공 사례를 한국에서 보기 어려운 이유라는 것이다.
신 연구위원은 “투자은행(IB) 설립 등의 내용을 포함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에 통과될 경우 자본시장 수요·공급 기반이 확대돼 국가경제의 활력을 제고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대형 증권사는 위험인수 역량이 제고되고, 중소형사는 자본시장 기반이 확대되는 가운데 고객·업무·상품 등의 측면에서 차별화, 전문화를 시도해 모두가 수익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