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최근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국내기업 10곳 중 8곳은 피해를 보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12일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전국 제조업체 300여개사를 대상으로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기업 피해’를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 81.6%가 “국제유가 상승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답했다.
특히 “피해가 매우 심각하다”는 응답이 대기업(9.4%)보다 중소기업(23.9%)에서 많이 나와 중소기업이 받는 타격이 더 큰 것으로 드러났다.
구체적인 피해 내용은 ‘생산비용 상승에 따른 채산성 악화’(50.2%), ‘원료가격 상승에 의한 자금난’(39.8%), ‘제품가격 인상에 따른 가격경쟁력 저하’(29.1%) 순으로 나타났다.
‘실제 구매하거나 도입하는 유류가가 작년연말에 비해 어느 정도 상승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10% 이하’라는 응답이 63.3%로 가장 많았지만, ’11~20%‘란 응답도 23.3%에 달했다.
한편 유가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은 많지만 마땅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기업은 거의 없었다.
응답기업 95.7%가 “국제유가 상승에 대한 별도의 대응책이 없다”고 답했으며 국제유가 상승분을 제품가격에 반영하지 못했다는 답변도 78.4%에 달했다.
최근 국제 유가 상승 원인에 대해서는 ‘이란사태로 인한 원유 수송 제한에 대한 우려’(64.9%)를 첫 손에 꼽았으며, 이어 ‘신흥국 등을 중심으로 한 원유 수요 증가’(24.9%), ‘주요 산유국의 원유 생산 및 공급능력 한계’(14.1%), ‘과잉 유동성에 따른 투기수요’(6.9%) 순으로 답했다.
기업들은 국제유가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는데, 올 상반기 동안 국제유가가 ‘계속 오를 것’으로 예상한 기업이 73.5%에 달했다. ‘현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응답이 16.7%, ‘점차 하락할 것’이란 응답은 2.6%에 그쳤다.
국제유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과제로는 ‘유류세 인하’(57.4%), ‘정부 비축물량 공급 확대’(19.7%), ‘수입관세 인하’(17.7%), ‘산업용 원료 대상 개별소비세 면제’(14.1%)를 차례로 꼽았다.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최근의 국제유가 상승으로 생산비용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특히 중소기업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정부는 유류세 인하와 비축물량 공급 확대 등을 검토해 유가 안정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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