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적별 지분값도 최대 4%이상 추락… 신규 투자 문의도 얼어붙어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서울의 재개발 지분값이 1월에 이어 2월에도 약세를 보였다. 전월 대비 하락폭은 줄었지만 거래가 자취를 감추면서 시세조차 사라진 분위기다. 문제는 가격상승을 이끌 동력이 없는 데 있다. 서울시의 뉴타운 출구전략 발표 이후 시장 내 우려감이 커지고 있음을 반증한다.
9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의 3.3㎡당 재개발 지분값은 지난해 12월 2522만원에서 2월 현재 2449만원으로 두 달새 73만원 떨어졌다. 특히 박원순 서울시장의 뉴타운 출구전략이 발표된 1월(2454만원)에는 전월대비 68만원이 급락하며 사상 최대의 하락폭을 기록했다.
이렇다보니 면적별 3.3㎡당 지분값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과 비교해 20㎡미만은 3797만원에서 2월 현재 3704만원으로 2.44% 떨어졌다. 다른 면적도 마찬가지다. 20~33㎡는 3235만원에서 3227만원으로 0.26% 하락했고 33~66㎡는 2563만원에서 2453만원으로 100만원 이상 빠져 나가며 4.29%나 급락했다. 66~99㎡와 99㎡이상도 각각 3.75%, 1.74% 떨어지며 약세를 보였다.
서울시 대책 발표 이후 경기와 인천으로도 침체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사업초기단계의 구역의 대부분에서 지분 거래가 멈췄고 수요가 줄어든 가운데 사업 진척도 더디게 진행되는 모습이다.
사업시행인가 이후 사업장도 상황은 비슷하다. 2월 한 달간 조합설립인가 이전의 초기사업장들과 마찬가지로 거래 체결이 쉽지 않다. 다만 가격하락은 상대적으로 제한된 모습으로 사업단계에 따른 구역별 차별화는 지속될 전망이다.
사업 단계별로 살펴보면 서울은 구역지정 단계인 ▲성북구 성북제2구역 ▲돈암동 돈암제6구역 ▲관악구 봉천동 봉천제13구역 ▲강북구 미아동 미아2재정비촉진지구 ▲동대문구 이문동 이문4재정비촉진구역, 추진위 단계는 ▲성동구 금호동 금호제23구역 ▲마장동 마장제2구역, 조합설립인가 단계는 ▲은평구 대조동 대조제1구역 ▲불광제5구역 등이 잠잠하다.
경기도는 구역지정 단계의 안양시 석수동 아랫마을지구 등, 추진위 단계는 안양시 박달동 박달1동사무소주변지구와 고양시 관산동 관산1-1구역 등, 조합설립인가 단계는 수원시 지동 115-11구역에서 재개발 지분거래가 어렵다. 인천은 추진위 단계의 부평구 삼산동 삼산2구역과 조합설립인가 단계의 남동구 간석동 백운주택1구역 등에서 사업진전이 더딘 상황이다.
한편 서울시는 3월 중 뉴타운·정비사업 갈등조정관을 2배 이상 늘리기로 했다. 이들에 대한 활동요구가 늘고 있는데 따른 조치로 대상구역도 확대된다. 기존 40여명의 갈등조정관을 100명으로 늘리고 대상구역을 6개에서 10여개로 넓힌다는 계획이다. 현재 갈등조정관은 5개 자치구 뉴타운·정비사업 6개 구역에서 18명이 활동 중이며 지금까지 총 21회의 조정활동을 진행했다.
하지만 정비사업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가장 중요해진 것은 조합원들의 사업추진 의지다. 조합원들의 동의 비율에 따라 구역해제 여부가 결정되는데다 조합원들의 추진 의지가 높은 곳은 원활하게 사업이 진행되는 이유에서다.
윤지해 부동산114 연구원은 “중개업소 현장 분위기를 보면 신규 투자자의 문의는 뚝 끊겼고 기존 투자자들은 사업진행 향방에 대한 상담이 이어졌다”며 “일부에서는 추가 하락을 우려한 급매물이 쏟아지면서 호가가 하락했고 저가 급매물에도 매수수요가 붙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자들의 경우 조합과 조합원들의 사업진행 분위기를 확인하고 해당 구역의 내부 분쟁 요인이나 갈등 요소를 사전에 점검해야한다”며 “사업 수익성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보다는 사업단계에 따른 추진 속도와 감내할 수 있는 추가부담금 등을 고려해 선별적인 투자 대응에 나서야한다”고 조언했다.
배경환 기자 kh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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