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최근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유가가 100달러 안팎에서 진정세를 보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란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면 단기적인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겠지만, 풍부한 원유재고, 각국 주요국 정부의 투기세력 규제 등으로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는 평가다.
신한금융투자는 3월 상품 및 외환시장동향 보고서를 통해 '상품시장 펀더멘탈이 원유가 안정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윤창용, 신성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신흥국 원유 수요 증가세와 선진국 재정 건전성 악화로 인한 대체에너지 투자 정체는 원유 가격 상승 압력을 높일 수 있지만 오일샌드 등 비전통적 석유자원 생산이 늘어난 가운데, 미국 및 유럽 등 선진국의 원유 수요가 정체돼 원유 재고는 풍부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난방용 원유 수요는 마무리됐고, 드라이빙 시즌이 본격 시작되는 6월 전까지 비수기이기 때문에 펀더멘탈은 원유 가격 안정 요인이 우세하다는 설명이다.
윤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유동성 공급 확대는 상품 가격 상승 요인이지만 유럽의 공격적인 통화 공급과 상대적으로 취약한 펀더멘탈로 상반기 중 일방적 약달러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점은 상품 가격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면서 "투기세력의 움직임은 부담이지만 포지션 한도 제한 및 선물거래 증거금 인상 등 정부의 규제 움직임이 계속되는 만큼, 투기자금 영향력이 약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또 "이란을 둘러싸고 분쟁이 커질 경우, 투기자금 유입이 급증하며 원유 가격의 단기적 변동성이 확대 될 수 있지만 총선 이후 정국이 다소 안정될 것으로 기대되며, 현 수준의 군사적 긴장감은 이미 원유 가격에 충분히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윤 연구원은 "이란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추가적으로 확대되지 않는다면 원유 가격은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기준으로 배럴당 100달러 내외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글로벌 유동성 증가로 인한 인플레 헤지 수요고 금, 은 등 귀금속 가격은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윤 연구원은 "유럽 재정이슈가 진정국면으로 진입하며 안전자산 수요가 약화됐지만, 유로화 반등으로 달러화가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인 점은 금값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1월 이후 펀드자금 유입 규모가 확대되는 등 인플레이션 헤지 수요도 유입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재우 기자 jjw@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