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이명박대통령이 일본정부에 "군대 위안부 문제만큼은 여러 현안 중에서도 조속히 마무리해야 할 인도적 문제"라고 촉구했다. 이 대통령이 위안부 문제 해결을 공식석상에서 촉구하는 것은 지난해 12월 한일정상회담 이후 두달 여 만이다. 이명박 대통령 취임 이후 3.1절과 8.15 광복절 기념사에서 위안부 문제가 거론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1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93주년 3.1절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통해 "양국이 진정한 동반자로서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역사의 진실을 외면하지 않는 진정한 용기와 지혜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평생 마음에 아픈 상처를 갖고 살아온 할머니들은 이제 80대후반을 훌쩍 넘겼다"면서 "이 분들이 마음에 품은 한을 살아 생전 풀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신다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라 일본은 이 문제를 해결할 기회를 영원히 놓치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내가 일본 정부에게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촉구하는 이유"라고 부연했다.
이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일본 교토(京都)에서 열린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위안부 문제를 공식 제기한 지 불과 두 달 여만에 위안부 문제 해결을 다시 촉구함에 따라 일본 정부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3.1 정신이 오늘날 더욱 빛나는 것은 위대한 '관용' 정신에 있다"면서 "무자비한 총칼의 진압에 평화롭고 단합된 질서와 위엄으로 맞섰다. 가장 힘없는 자의 이런 고귀한 행동이 전 세계 양심을 일깨웠다"고 평가했다.
이어 "악을 악으로 갚지 않고 서로를 살리는 3.1 정신은 오늘날 동북아와 세계가 나아갈 길을 밝혀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사회의 이념ㆍ지역ㆍ계층간 갈등을 언급, "비 온 뒤에 땅이 굳는 것처럼 우리가 소모적인 대립과 갈등을 넘어 양보와 배려, 소통과 화합을 통해하나될 수 있다면 '더 큰 대한민국'도 만들 수 있다"면서 "우리가 이곳에 모여 3.1 정신을 되살리고자 하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3.1 운동이 남긴 교훈처럼 우리가 단합했을 때는 어떤 국난도 극복했고 외부의 어떤 침략도 물리치는 힘을 발휘했다"면서 "세계 경제가 매우 어렵고 국내적으론 양대 선거가 예정돼 있다. 이런 때일수록 저와 정부는 중심을 잡고 국민과 약속한 대로 일자리를 지키고 물가를 잡아 서민 생활을 편안히 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어떤 경우에도 국가 존립과 나라의 미래가 걸린 정책에 대해서는 확고히 원칙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부정과 비리의 단호한 척결, 학교 폭력 근절, 다가오는 총선ㆍ대선의 공정하고 엄정한 관리를 약속했다.
조영주 기자 yj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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