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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동 위원장, 외환-하나 협상장에 '깜짝출현'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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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지난 17일 외환은행 노조와 하나금융지주 사이에 최종 합의가 이뤄졌다.


5년간 외환은행의 자율경영을 보장한다는 것을 골자로 하는 '통큰' 합의였다. 특히 5년 후에도 완벽하게 인수되는 것이 아닌, '5년 후 재합의' 조건이다.

5년간 외환은행 직원들의 임금과 고용이 보장되므로, 노조 측에 절대적으로 유리하게 협상이 진행된 셈이다. 외환은행 직원들의 연봉은 금융권 최고 수준이다.


금융권에서 이번 협상에 금융당국의 영향력이 컸다고 추측하는 이유다. 김기철 외환은행 노조위원장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금융당국이 보이지 않게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과 추경호 부위원장이 이날 협상장에 '깜짝출현' 한 것도 이같은 심증을 굳히게 한다. 위원장의 외부 일정은 금융위 담당 기자들에게도 통보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날 위원장과 위원장의부공식 일정은 없었다.


금융위 담당 기자들은 뒤늦게서야 현장 상황을 전해듣고 '왜 김 위원장과 추 부위원장이 저기에 가 있느냐'며 의문을 표했다. 당초 오전 8시께 추 부위원장 주재로 열기로 했던 비상금융합동점검회의도 취소됐다.


이번 협상은 민간금융회사간의 합병 과정의 일부분으로, 금융당국 수장이 이 행사에 참석해야 할 이유는 전혀 없다. 김 위원장의 '깜짝' 출현을 보고 많은 기자들이 의문을 표한 것도 이 부분이다.


하지만 비밀을 유지하며 당일 협상장에 나타난 김 위원장은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과 김 노조위원장 등과 함께 손을 잡고 사진촬영까지 했다. 협상 과정에 금융당국의 개입이 있었을 것이라는 의혹을 거의 확실하게 굳혀주는 부분이다.


여기에 대해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일부 도움을 줬다"고 인정하면서도 그 과정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금융당국으로서는 개입 의혹을 남기면서도 이 사안을 원만하게 처리해야 할 만한 이유가 있다.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이 론스타 문제에 대해 더 집요하게 추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민주당은 청문회나 국정감사도 불사하겠다는 각오다.


이런 정치권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는 게 외환은행 노조다. 노조가 하나금융과 원만히 합의하지 못하면, 노조가 계속 장외투쟁이나 정치권 압박을 이어갈 수 있다. 금융당국이 가장 꺼리는 수다.


김 위원장이 이번 협상장에 나타난 것이 '결자해지' 차원이라는 말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03년 외환은행의 론스타 매각 당시 주요 실무자인 감독정책1국장을 역임, 두고두고 책임 논란에 휩싸였다.




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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